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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보다 48% 떨어진 크래프톤 “C2E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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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크래프톤이 움직인다. 지난해 말 주요 게임사가 줄줄이 NFT(대체불가능토큰)·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구상을 쏟아냈을 때만 해도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크래프톤도 관련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서울옥션블루와 NFT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데모 영상도 공개했다. 지난 9일에는 네이버 제트(제페토 운영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용자 창작 콘텐트(UGC) 오픈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김창한 대표

김창한 대표

왜 바뀐걸까. 게임 업계에선 주가 급락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8월 코스피 상장후 56만7000원(11월 17일)까지 올랐던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11일 25만9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역대 최저이자, 공모가(49만8000원)의 52% 수준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크래프톤의 메타버스 청사진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김창한(48) 크래프톤 대표를 서면과 화상 인터뷰(11일)로 만났다.

최근 새로운 계획을 잇달아 공개했다.
“크래프톤은 게임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가 될 것이라 믿는다. 수년간 게임 제작 역량을 축적해 왔고 올해 그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게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도 시작하게 됐다. 그간 축적한 게임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만드는 일이다.”
주가 방어를 위해 뒤늦게 설익은 계획을 공개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를 표방한 게임사 프로젝트가 그간 다수 소개됐다. 하지만 일반 이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는 여전히 출현하지 않았다. 이용자는 없고 다들 가능성만 얘기한다. 먼저 시작 선언을 했다고 먼저 도착하진 않는다. 우리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타버스에 대한 크래프톤의 방향성은 뭔가.
“창작자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보상을 주는 웹3.0 표방 기술이 (게임에) 적용되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건 이용자에게 어떤 차별화된 가치를 주느냐는 것이다. 즉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게 핵심이다. 우리가 잘하는 건 게임을 만들면서 축적한 가상세계 구축 능력, 상호작용을 디자인해 재미를 끌어내는 능력이다. 세상이 변화했지만 우리가 가진 능력은 그대로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 외 영역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크래프톤도 ‘돈 버는 게임’(P2E·게임을 통해 얻은 아이템으로 코인거래)을 만드나.
“아니다. 우린 P2E가 아닌 C2E(Create to Earn)를 택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콘텐트 창작이 신선한 재미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때문이다. P2E가 ‘콘텐트 소비를 통한 돈벌기’라면 C2E는 ‘콘텐트 창작을 통한 돈 벌기’다. 이미 유튜브,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그 재미가 증명됐다. 물론 창작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결과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콘텐트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실질적 가치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매력적이지 않나.”
구체적으로 뭘 만든다는 것인가.
“이용자 창작 콘텐트(UGC)를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메타버스다.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되겠지만 우리는 UGC를 NFT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메타버스를 생각한다.”
상장한 지 6개월 됐는데, 주가가 최저 수준이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있고, 글로벌 환경 영향도 있었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주주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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