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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그랬다" 12억 그림에 눈 그린 미술관 경비원 최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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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유명 미술관에서 일하던 60대 경비원이 추정가 12억원의 그림에 볼펜으로 낙서를 했다 해고를 당하고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유명 미술관에서 일하던 60대 경비원이 추정가 12억원의 그림에 볼펜으로 낙서를 했다 해고를 당하고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 한 유명 미술관에서 일하던 60대 경비원이 12억원 가량의 그림에 낙서했다가 해고당하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 경비원은 단순히 심심하다는 이유로 낙서를 했다고 시인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황당한 사건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스베르들롭스크주에 있는 옐친 센터 미술관에서 발생했다.

경비원이 낙서한 모습. [트위터 캡처]

경비원이 낙서한 모습. [트위터 캡처]

당시 한 관람객은 ‘세 인물’(Three Figures)이라는 작품을 바라보던 중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작품에는 원래 이목구비가 없는 세 얼굴이 있어야 하는데 첫 번째와 세 번째 얼굴에 작은 눈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관람객이 이를 미술관 측에 알렸고 미술관 측은 즉각 현장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범인은 사설 경비업체에서 파견된 60대 경비원 A씨인 것을 파악했다.

A씨는 “근무 중 지루함을 느껴 참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한다. 미술관과 경비업체 측도 “심심함을 느낀 A씨의 단순 장난인 것 같다”며 사건 경위를 짐작했다.

‘세 인물’(Three Figures) 원작. [트위터 캡처]

‘세 인물’(Three Figures) 원작. [트위터 캡처]

러시아 출신 화가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가 1932년부터 2년간 그린 이 작품은 정확한 가격은 매겨지지 않았지만 보험사는 7490만 루블(약 12억원)로 추정했다. 사건 후 작품은 본래 소장처인 모스크바 국립 트레티야고프 미술관으로 반환됐다.

미술관 측 관계자는 “다행히 펜을 세게 누르지 않았기에 그림 전체가 망가지지는 않았다”며 “페인트 레이어가 약간 훼손돼 복원을 맡겼고 25만 루블(약 400만원)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근무하던 경비 업체에서 해고된 상태로 현지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벌금형과 최대 3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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