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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盧 보낸 일 다시 벌어질 것”…제주서 尹 ‘복수’ 리스크 부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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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후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후보 등록일 행선지로 제주를 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메시지의 무게를 ‘정치 보복 반대’에 실었다. 첫 일정으로 4·3 평화공원 위령탑을 참배한 이 후보는 방명록에 “보복의 낡은 시대를 넘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썼다. 이어진 현장 연설에서도 “정치라는 게 살리자고 하는 것인데 누군가를 죽이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정치 보복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증오보단 통합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본지 9일자 1·8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정치 보복 리스크’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념 갈등에서 비롯된 민간인 희생의 역사를 지닌 제주는 정치 보복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진 지역”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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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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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연설 중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했다. 이 후보는 “13년 전 국민의힘의 전신 정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을 해서 그분을 떠나보내야 했던 안타까운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며 “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싹 다 뒤져서 조그만 것이라도 나오면 민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겠다고 하는 정치 집단에 우리 미래를 맡길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검찰공화국, 공안통치국가 그리고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져서 외국 자본이 다 철수하고 경제가 망가지게 될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 지역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독립운동 애국지사인 강태선씨를 만난 자리에선 통합을 강조했다. “요즘 국내에 갈등이 심해진다고 해서 가슴이 아프다”는 강씨에 말에 이 후보는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과 평화를 위한 정치에 온 힘을 쏟겠다”고 응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유일 생존 강태선 애국지사를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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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선대위도 ‘보복’ ‘복수’에 키워드를 맞춘 논평으로 힘을 보탰다.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윤 후보가 지난해 12월 29일 새시대준비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라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진 것을 물고 늘어졌다. 조 대변인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위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복수혈전의 장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광기”라며 “초헌법적 검찰관을 드러낸 윤 후보가 검찰공화국을 통해 정치 보복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당선인 풍향계 제주서 이재명 46%, 윤석열 25.5%

역대 대선에서 제주의 표심은 당락 결과와 그대로 일치했다. 이승만 자유당 후보와 조봉암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1952년 2대 대통령 선거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19대 대선까지 제주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18대 대선 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주에서 50.46% 득표로, 19대 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5.51%로 제주에서 1위였다.

13일 발표 리얼미터 여론조사 대선 후보 지지율 중 지역별 분포. 리얼미터 통계표 캡처

13일 발표 리얼미터 여론조사 대선 후보 지지율 중 지역별 분포. 리얼미터 통계표 캡처

지난 7일 발표된 제주 언론 4사 합동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이 후보는 38.1%, 윤 후보는 32.1%의 지지율을 보였다. 1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제주 지역에선 이 후보(46%)가 윤 후보(25.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선대위 한 관계자는 “제주도민의 숙원 사업인 4·3특별법을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주도해 처리했고 올해부터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며 “제주에서의 우위는 끝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를 탄소중립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그는 “제주에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이를 전달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가장 먼저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제주형 기본소득을 시범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이 후보는 “제주의 물가는 연일 오르지만 도민의 임금 수준은 전국에서 최하위”라며 “기본소득 정책을 제주에서 시범 실시해 햇빛연금, 바람연금 등으로 제주도민의 소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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