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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무속 의혹…후보 등록 李·尹, '수사 리스크'는 현재진행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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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제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첫날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등록을 마쳤다. 이후 대선 당일까지 수사기관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강제 수사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여당 이재명 후보자와 제1야당 윤석열 후보자는 모두 본인은 물론 배우자에 대한 여러 건의 고발 사건에 휘말려 ‘수사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양 후보는 오는 15일부터 내달 8일까지 22일간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 돌입한다. 하지만 본인과 배우자 등이 연루된 다수 고발 사건이 여전히 진행 중인 탓에 상대의 네거티브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李, 과잉 의전부터 성남FC·대장동 의혹까지

이 후보가 당면한 고발 사건 중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건 배우자 김혜경씨가 연루된 법인카드 유용·과잉 의전 의혹이다. 김씨와 친분이 있는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모씨가 도청의 7급 주무관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소고기 안심, 샐러드, 초밥, 회덮밥 등을 이 후보 자택으로 가져다주게 시키거나, 김씨 명의 처방전을 이용해 약을 대리 처방받게 하거나, 경기도 관용차로 이 후보 아들의 퇴원 수속을 대신하게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이 후보와 김씨, 배씨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의료법 위반·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국고손실·업무방해·증거인멸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지난 8일 이 후보 등이 허위 해명을 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추가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11일엔 이 후보와 김씨, 배씨에 대해 직권남용·국고손실·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성남FC 구단주를 맡았던 2015~2017년, 기업 6곳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그 대가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18년 6월 고발(제삼자 뇌물제공 혐의)된 사건도 현재 분당경찰서에서 보완 수사 중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 지난해 10월 이 후보를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에서 수사 중이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에서도 이 후보 앞으로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장이 여러 건 제출됐다.

尹, 무속 의혹 檢 수사…공수처 사건도 3건

윤 후보는 이른바 '무속 의혹'을 제대로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20년 2월 대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앙지인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거부한 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이 "검찰총장으로서 무속인에게 의지해 중요한 의사를 결정했다"며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윤 후보를 고발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배정됐다.

세계일보가 지난달 17일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할 당시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모(61)씨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한 것이 의혹의 발단이 됐다. 전씨가 지인에게 "윤 후보가 이만희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국민들께 윤석열을) 각인시키려면 수사해야 하지 않겠는지를 물어온 적 있다"며 "이 총회장도 '하나의 영매'라며 당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다독여줬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4일 검찰에 고발된 것도 윤 후보에겐 부담이다. 현재 권오수 회장 및 공범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이 사건에서 검찰이 김씨 계좌를 통해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약 140만주(거래액 약 50억원) 확인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의혹이 재점화했다.

그밖에 윤 후보가 연루된 수사 사건은 공수처에만 ▶고발 사주 의혹 ▶판사사찰 문건 작성 의혹 ▶옵티머스 펀드사기 부실수사 의혹 등 3건이다. 그간 윤 후보를 집중적으로 고발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달 21일 이밖에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작성 의혹'을 포함, 윤 후보 관련 고발 사건 22건을 검찰과 경찰로 대거 이첩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중앙포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중앙포토

일부 혐의 벗기도…"남은 기간 변수 가능성은 낮아" 분석도

양 후보는 최근 일부 혐의를 벗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이 후보와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숨진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 대해서도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려 관련 사건은 완전히 종결됐다.

공수처는 지난 9일 윤 후보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수사에 착수한지 8개월 만이다. 지난달 26일 서울고법 형사5부가 윤 후보 장모 최모 씨의 요양병원 불법 개설과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도 윤 후보의 부담을 한결 줄이는 요소다.

여러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 진행중이어서 후보 입장에서 부담이 되겠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거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대선 정국에서 국민이 후보들의 여러 네거티브 의혹에 대해 이미 피로도를 느낀 상태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의혹이 새로 제기되더라도 영향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보단 반중 정서, 북한 핵미사일 실험, 후보 간 단일화 등 문제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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