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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문 진짜라니"…아직 빈 집인데 '朴사저' 보러 온 지지자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앞에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당 창당을 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앞에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당 창당을 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여기가 뉴스에 나온 그 집인가? 새로 지어서 그런지 참 깔끔하고 좋네~!”

13일 오전 8시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한 전원주택. 일요일 이른 시각에도 10여 명의 사람이 집을 살펴보고 있었다. 주택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택은 5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근처에서는 건물을 살펴보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근처 언덕에 올라보기도 하고, 담벼락 앞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밟고 올라서기도 했다.

주택은 높다란 담장은 물론 곳곳에 폐쇄회로TV(CCTV)가 숨어 있어 언뜻 보기에도 경비가 삼엄한 분위기였다. 담장을 넘지 못하도록 담벼락 위에는 끝이 날카로운 철제 펜스도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다.

이곳은 지난 11일 언론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가 될 건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달 이 전원주택을 박 전 대통령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이곳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면 복권됐다.

"귀향 환영"현수막 곳곳에 걸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모습.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모습.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주택은 167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712㎡ 규모다. 8개의 방을 갖춘 건물 앞으로는 넓은 정원도 마련돼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3개 동의 부속 건축물이 딸렸다. 매입 가격은 25억원가량이라고 한다.

경호동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인근 건물은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건물은 박 전 대통령입주 예상 시기와 건물 완공 시기가 맞아떨어진다는 점, 사저로 쓰일 건물과 인접해 있다는 점으로 미뤄 경호동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 보도 이후 이 주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말 사이 주택 주변 곳곳에는 박 전 대통령 귀향을 환영하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박 전 대통령이 중심이 되는 정당을 창당해 달라는 목소리가 담긴 현수막도 보였다.

주말 동안 지지자 방문도 이어졌다. 13일 오전 이 주택을 찾아온 조순연(45·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고 고향 대구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며 “여기에서 건강도 찾고 집 근처에서 산책도 하면서 지지자들과 함께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윤(37·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과거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지역에 큰 도움이 됐는데 이번에도 대구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3월 재·보궐선거 당시 대구 달성에 출마해 당선된 뒤 이곳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주민들 "사람 몰려 지역경제 도움"기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앞에 박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 앞에 박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주택이 위치한 곳은 대구 시내와는 차량으로 최소 20분가량 떨어진 대구 변두리지만, 2006년 조성되기 시작한 신도시 ‘테크노폴리스’가 인접해 있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테크노폴리스에는 약 20개의 아파트 단지가 있어 근린생활시설과 학교·병원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인근 주민도 박 전 대통령이 테크노폴리스에 사저를 마련해 거주한다는 소식에 술렁이고 있다. 주택 주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수년 전부터 이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세워져 주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실제로 그렇다고 하니 놀랍다”며 “이 지역에 사람이 몰리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각종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집회가 이뤄지는 등 소란스러운 일이 잦아질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민 김연수(33)씨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가 될 건물에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지지자들이 몰려들 정도인데 앞으로 대규모 정치행사가 열릴 때마다 일대 교통이 혼잡해지거나 동네가 시끄러워지는 일이 많아질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인터넷 카페 '텍폴맘' 캡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한 전원주택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인터넷 카페 '텍폴맘' 캡쳐

지역 인터넷 카페인 ‘텍폴맘’에서도 “오래전부터 박 전 대통령이 살 집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짜라니 신기하다” “박 전 대통령 이사 올 때 아기와 함께 맞이해 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는데 고향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등 긍정적 의견도 나왔지만 “이제 선거철마다 교통이 많이 막힐 것 같다” “좋은 영향은 없을 것 같다” “피해만 안 줬으면 좋겠다” 등 부정적 의견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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