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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청약 시장...미분양 증가에 청약통장 가입자도 감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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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가 줄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청약 상품 관련 안내문. 뉴스1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청약 상품 관련 안내문. 뉴스1

최근 아파트 청약 시장이 미분양 증가 등으로 위축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세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청약통장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623만58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7852명 감소한 수치다. 현재 4개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예금·부금)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지난해 초만 해도 서울의 주택청약종합통장 가입자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월에는 전월과 비교해 1만9587명이 늘었고, 3월에도 가입자 수는 1만9587명 순증했다. 그러나 8월을 기점으로 1순위 통장 가입자 증가세가 줄더니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전국의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 증가세 역시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2837만1714명이었다. 통장 유형별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2677만27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주택청약저축 가입자 수 증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울 주택청약저축 가입자 수 증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청약통장 가입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말 2147만여명에서 연간 100만명 이상 꾸준히 신규 가입하면서 지난해 7월 처음 28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해 8월(10만3728명) 10만명 돌파 이후 ▶9월 9만7117명 ▶10월 6만1262명 ▶11월 4만1255명 ▶12월 1만7872명 등으로 4개월째 감소세다.

분양업계에서는 최근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청약 열기가 급속도로 식으면서 청약통장 가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7710가구로 11월 말 1만4094가구에 비해 25.7%(3616가구)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 6곳 가운데 5곳 청약이 미달했고, 올해 들어 분양한 아파트도 1순위 청약률은 5∼10%에 그쳤다.

서울 역시 청약 경쟁률이 크게 줄었다. 올해 첫 서울 분양이자 지난달 유일한 단지였던 서울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1순위 청약은 평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평균 164.13대1(부동산R114 집계)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당첨 가점 역시 최저 54점(전용면적 38㎡B형)을 기록, 지난해 서울 당첨 최저 가점 평균인 60점보다 6점이나 낮았다. 계약 포기나 부적격 청약 등으로 인한 무순위 청약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입지 조건 등에 따른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지난해보다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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