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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뱀장어·숭어 돌아온다“...17일부터 낙동강 하굿둑 항상 연다

중앙일보

입력

낙동강 하구에 건설된 하굿둑. 하굿둑 건설 35년만에 오는 17일부터 수문 1개가 상시개방된다.[사진 부산시]

낙동강 하구에 건설된 하굿둑. 하굿둑 건설 35년만에 오는 17일부터 수문 1개가 상시개방된다.[사진 부산시]

낙동강 하굿둑이 오는 17일부터 상시 개방된다. 바다와 강물이 만나 이뤄지는 낙동강 하구의 기수(汽水)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다. 1987년 하굿둑이 건설된 지 35년 만이다.

부산시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 등)가 전날(9일)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낙동강 하구의 기수생태계 복원을 정부 정책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복원방안의 핵심은 오는 17일부터 하굿둑 10개 수문 가운데 1개를 바닷물이 강물 수위보다 높아지는 대조기(大潮期·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상시 개방하는 것이다.

낙동강 하구는 원래 생물 자원이 풍부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철새도래지이자 기수생태계로서 생태·경제적 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987년 하굿둑 건설로 바닷물이 강 상류로 흘러들지 않게 되면서 어종이 줄어들고 식생이 변했다. 자연히 철새가 감소하는 등 환경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

이에 환경단체들이 하굿둑 개방을 요구했고, 정부와 부산시 등은 2017년부터 매년 수차례씩 ‘낙동강 하굿둑 수문 시범개방’을 실시해왔다. 그 결과 바닷물에 의한 염분 피해 없이 생활용수와 농·공업 용수 공급이 가능하고, 연어와 뱀장어·숭어 같은 회유성 어종이 강 상류로 이동하면서 기수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에 마련된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보면 낙동강 하류 지역 농·공·생활용수 공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굿둑 상류 15㎞까지만 기수역을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에 도달하면 바닷물 유입을 중단해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서낙동강 유역 농경지에 염분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굿둑 상류 15㎞에는 낙동강과 서낙동강을 연결하는 대저수문이 있다.

또 기수역을 장기조성할 때의 영향과 생태복원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중장기 관측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아울러 하천·토양·지하수의 염분 변화를 관측하고 결과를 공개해 관계기관·전문가·지역주민이 함께 평가하고 향후 정책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다.

낙동강 하구 지형과 수리시설. 자료:부산시

낙동강 하구 지형과 수리시설. 자료:부산시

중장기적으론 서낙동강 유역으로 염분 유입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대저수문과 운하천 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대저수문 등의 시설개선 전에는 상류 낙동강 보와 댐의 비상방류 체계를 마련해 염분 피해를 막을 방침이다.

아울러 염분 피해를 우려하는 농민 등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시민단체 등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낙동강 하구 포럼’을 각각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2020년 하굿둑 개방 실증시험 당시 하굿둑 상류에서 잡힌 연어. [사진 기수생태계복원협]

2020년 하굿둑 개방 실증시험 당시 하굿둑 상류에서 잡힌 연어. [사진 기수생태계복원협]

박진석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그동안의 시범개방 결과를 바탕으로 복원방안이 마련된 만큼 낙동강 하굿둑의 본래 기능인 안정적 용수공급과 함께 인근 농경지와 취수장 등에 염분 피해가 없게 기수생태계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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