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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살 찌운 지금이 맛의 절정…놓치면 후회할 제주 별미

중앙일보

입력

제주도 모슬포항 항구식당의 방어회 상차림. 방어회와 함께 방어전, 방어지리, 방어회무침 등이 딸려 나온다. 방어회는 뱃살, 꼬리살, 사잇살 등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제주도 모슬포항 항구식당의 방어회 상차림. 방어회와 함께 방어전, 방어지리, 방어회무침 등이 딸려 나온다. 방어회는 뱃살, 꼬리살, 사잇살 등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겨울 제주 바다의 주인공은 방어다. 동해를 거쳐 남하한 방어의 최종 월동지가 바로 마라도와 관탈도(추자도와 제주도 사이의 무인도) 앞바다다. 방어는 이곳에서 잔뜩 살을 찌우며 겨울을 버틴다.

20년 넘게 방어축제를 이어온 서귀포 모슬포항이 제주 방어 최대 집산지다. 축제는 대개 11월에 열리지만 맛은 1~2월이 절정이다. 방어는 클수록 더 기름지고 맛있는데, 이맘때 잡히는 방어가 그렇다.

동해안에서는 정치망으로 방어를 쓸어 담는 게 일반적이지만, 제주에선 외줄낚시가 오랜 전통이다. 제주의 어부는 일단 동트기 전 출항해 자리돔부터 잡아들인다. 살아있는 자리돔을 미끼 삼아 방어를 잡아들이기에 ‘자리방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단다. 한 배가 하루 많게는 100마리가 넘는 방어를 잡아 올린다.

기름기가 많은 뱃살은 막장이나 백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기름기가 많은 뱃살은 막장이나 백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모슬포항 일대에 방어를 다루는 횟집이 널려 있다. 방어회는 2인 기준 5~6만원선이다. 모슬포 맛집으로 통하는 항구식당에서는 방어회와 함께 방어전‧방어회무침‧방어지리 등이 딸려 나왔다. 방어는 뱃살‧사잇살‧등살‧꼬릿살 등으로 부위를 나누어 상에 올리는데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크다. 기름기 많은 뱃살은 김이나 백김치를 곁들여 먹고, 담백한 사잇살은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는다. 2월의 방어는 어느 부위든 식감이 탱탱하니 기름지고 맛있다. 술을 부르는 최고의 안줏감이다.

제주도 동문시장 골목식당의 꿩메밀칼국수. 꿩 뼈로 육수를 내 국물이 걸쭉하다.

제주도 동문시장 골목식당의 꿩메밀칼국수. 꿩 뼈로 육수를 내 국물이 걸쭉하다.

추위를 달래줄 국물 요리도 빠질 수 없다. 제주도에는 몸국‧고기국수‧갈칫국‧옥돔지리‧성게미역국 등 다양한 국물 요리가 내려오는데, 이맘때는 ‘꿩메밀칼국수’만 한 별미가 또 없다. 제주도는 말‧소만큼이나 꿩이 많다. 예부터 꿩 사냥이 성행했고, 지금도 11~2월까지 제한적으로 꿩 수렵을 허용하고 있다.

꿩은 구이나 샤부샤부로도 즐기지만, 가장 향토적인 메뉴는 꿩메밀칼국수다. 육지에서는 닭칼국수가 흔하지만, 제주도에서는 꿩메밀칼국수가 향토의 맛이다.

제주시 동문시장의 골목식당처럼 54년째 꿩메밀칼국수를 내는 노포도 있다. 주인 할머니가 종일 꿩고기와 꿩 뼈를 우려 육수를 내고, 손 반죽해 메밀국수를 뽑는다. 손님의 상당수가 20~30년을 드나든 단골이다. 툭툭 끊기는 메밀국수와 꿩고기, 걸쭉한 국물을 숟가락만 이용해 퍼먹는다. 구수한 듯 독특한 고기 냄새와 투박한 메밀면의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취향에 맞는다면 이만큼 중독성이 강한 국수요리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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