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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 이익낸 금융그룹…KB·신한 ‘4조 클럽’ 입성

중앙일보

입력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며, 최초로 ‘4조 클럽’에 가입했다.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대출금리까지 오른 결과다.

시중은행 ATM. 연합뉴스

시중은행 ATM. 연합뉴스

9일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2020년(3조4146억원)보다 순이익이 17.7% 늘었다. 8년 연속 순이익이 늘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전날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에 이어 ‘4조 클럽’에 입성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0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20년(3조4554억원)보다 27.6% 증가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그룹의 순이익 상승 폭은 훨씬 컸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879억원으로 전년(1조3073억원)보다 98% 증가했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따라 수익 창출력이 향상된 데다 적극적인 자산 건전성 및 비용 관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 뱅크’ 경쟁에서는 KB금융이 2년 연속 승자가 됐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익이 신한금융보다 3903억원 더 많았다. 두 금융그룹 간의 순이익 격차는 전년(408억원)보다 커졌다. 신한금융이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펀드 등 사모펀드 투자상품에 대한 손실 비용(4676억원)을 실적에 반영하며 두 곳의 격차가 벌어졌다.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오는 10일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금융그룹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3조3644억원으로, 그룹 출범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조68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이미 전년도 순이익(2조6372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그룹 외에 각 은행도 역대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해 2조42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2041억원)이 1년 전(1136억4000만원)보다 79.7%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증권계좌 등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거두는 수수료 수익인 플랫폼 수익(932억원)이 1년 전보다 88.6% 늘었다.

금융사들의 역대급 실적은 ‘이자 장사’가 이끌었다. 각 금융그룹이 2020년과 21년에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보면 KB금융(20년 9조7223억→21년 11조2296억원)과 신한금융(8조1551억원→9조535억원), 우리금융(5조2911억→6조9875억원)까지 일제히 늘었다.

대출이 늘어난 데다, 금리까지 오르며 순이자마진(NIM)도 늘었다. NIM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NIM(1.58%)이 전년(1.51%)보다 0.07%포인트 늘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 덕분에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금 예금 등 이자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 늘며 대출에 필요한 자금 조달하는 비용은 줄었는데, 대출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가계대출 금리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가계대출 금리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당제한 족쇄가 풀리며 코로나 이전 수준의 배당성향(25~26%)으로 돌아가며 주주에게 돌아갈 몫도 늘었다. 주당 배당금 규모는 KB금융 2940원(중간배당 750원 포함), 신한금융 1960원(분기 배당 560원 포함), 우리금융 900원(중간배당 150원 포함) 등이다.

금융지주사의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출이 꾸준히 늘고, 금리 상승도 이어져서다. 변수도 있다. 금리 상승으로 자산시장이 침체하며 증권사 등의 수수료 이익이 줄 수도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증권과 카드 등 비은행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산 시장 조정 등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어느 정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말 종료될 예정인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 조치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다. 부실 규모가 커질 경우 금융사가 떠안을 부담도 커진다.

이에 대비해 금융사들은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KB금융은 코로나19 손실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중 264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고, 신한도 1879억원을 쌓아뒀다. 기존에 적립해놓은 대손충당금 등을 감안하면 각 금융사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해도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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