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대 인문계열 지원자 4명중 1명이 이과…'문과침공' 현실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2022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자 4분의 1 이상이 이과 수험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첫해 이과 수험생의 대규모 교차지원, 이른바 ‘문과 침공’이 예상보다 큰 규모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9일 입시업체 진학사가 정시 합격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27.04%가 수능에서 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한 이과 수험생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학년도 입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서울대는 2022학년도부터 정시에서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면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다른 대학에 비해 이과 수험생의 교차지원이 까다로운데도 이처럼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서울대에 모의지원한 이과 수험생 중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응시한 수험생의 비율도 전년도 2.2%에서 크게 오른 28.06%로 나타났다. 수능 응시 과목을 정할 때부터 교차지원을 고려한 수험생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서울대 인문계열을 제외하고는 정시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반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다”며 “이번 수능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 이과 수험생들이 서울대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응시했을 것”라고 설명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에선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중 이과 수험생의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5.90%로 분석됐다. 이들 대학도 전년도(0.44%)보다 교차지원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교차지원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합격"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2 대입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2 대입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8일 정시 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실제로 서울 중위권 대학 자연계에 합격할만한 점수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에 합격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종로학원이 공개한 교차지원 합격 사례에 따르면, 수능 백분위 기준으로 건국대 컴퓨터학과에 지원할 수 있었던 학생이 연세대 경영학과에 교차지원해 최초 합격했다. 동국대 수학교육과, 서울시립대 생명과학 등에 합격 가능한 점수로 서강대 경영학부,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등에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지역 소재 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할 점수로 수도권 상위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련기사

내년에도 교차지원 계속될 듯

교차지원으로 상위권 대학 합격 사례가 나오면서 내년 입시에서도 교차지원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를 보완할 요소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가 2023학년도 입시에 처음 도입하는 '교과평가' 등이 교차지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원 학과와 관련한 교과목 이수 여부와 성적으로 등급을 매겨 활용하는 방식이다.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 [서울대]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 [서울대]

우 소장은 “내년 정시에서도 많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서울대 교차지원을 기대하겠지만 이번 정시가 통합수능이 적용된 첫해였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대가 정시 선발에 교과평가라는 정성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