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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호소는 사치"…네거티브 없다던 李, 尹때리기로 돌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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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부터). 연합뉴스

“윤석열 처가는 전국 각지에 ‘미니 신도시급’ 부동산을 불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대선 D-29인 8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선대위 현안대응TF(단장 김병기)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홉 차례에 걸쳐 윤 후보 일가의 부동산 문제를 검증해 농지법·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을 확인했다. 윤 후보 처가가 전국에 보유한 토지는 344억원 상당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TF는 각 부동산의 위치가 담긴 지도와 면적, 등기부등본까지 언론에 공개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에 대한 공개 비판에도 열을 올렸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50억 클럽’(대장동 개발 특혜)과 관련해 “항간에는 ‘곽상도는 아들이 받고, 박영수는 딸이 받고, 윤석열은 아들 딸이 없으니 아버지가 받았다’는 말이 떠돈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김만배의 돈을 받은 자들은 모두 윤 후보와 연관돼 있다”(조승래 대변인)거나 “윤 후보는 부동시(不同視)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자료를 공개하라”(박찬대 대변인)는 등의 공세를 벌였다.

설 연휴 지나자 尹에 공세 전환한 이재명

지난달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확실하게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하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후보도 최근 윤 후보를 거칠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결국 화천대유 업자들에게 이익을 준 것은 윤 후보 아닌가. 또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언론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말한 윤 후보의 인식에 유감”이라는 비판글을 올렸다.

그는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소상공인과 만나서는 “(윤 후보의 손실보상책은) 결국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말로는 손님에게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문을 쾅 닫아버리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8일 오미크론 확산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하기 전 국회 본청 앞 '추경 증액' 농성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김상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8일 오미크론 확산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하기 전 국회 본청 앞 '추경 증액' 농성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김상선 기자

이런 공세는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캠프 인사는 “설 연휴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배우자 의전 논란 등으로 이 후보가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고 본다”며 “선대위에선 ‘가만히 있다가는 진다. 공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컸다”고 전했다.

그간 ‘토론 능력’을 내세웠던 이 후보가 지난 3일 여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도 위기감을 키웠다고 한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전직 의원은 “윤 후보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다’는 세간의 평가가 도는 것은 사실”이라며 “토론에 더는 기대하지 말고 장외에서 피 터지는 싸움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도 사치일 수 있다. 최대한 상대를 깎아내려야 한다”(검증팀 인사)는 말도 나온다.

“후보등록 직전 여론조사가 가늠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즉흥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에서 즉흥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13~14일 대선 후보등록일 직전 발표될 여론조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후보 등록 직전 배우자 논란의 파급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인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민주당이 적극적 네거티브를 통해 무당층이 윤 후보로 기우는 것을 막는 한편, 진영 내 위기감을 증폭시켜 진보유권자를 결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엄경영 시대전환연구소장은 “이 후보 측이 네거티브를 지속하면 ‘열세 후보’로 인식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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