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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스골 왕국’의 독보적 1등…글로벌 공략에도 성공할까요?

중앙일보

입력 2022.02.08 07:00

업데이트 2022.02.08 15:23

‘골프=부자 스포츠’란 인식은 여전하지만, 분위기는 좀 달라졌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골프 배운다는 사람 참 많아졌죠? 길어진 코로나의 영향인데요. ‘해외여행도 못 가는데 골프나 치자’ 이게 빈말 같진 않습니다. 2020년 골프 인구는 515만명 정도로 추산. 115만명이 20~30대인데요. 2019년보다 35%나 늘어났다네요.

코로나에 20~30대만 골프 인구 35% 증가
스크린골프도 인기↑…1위 락인 효과에 웃음
국내론 한계…해외 진출 속도에 미래 달렸다

스크린골프도 그 덕을 보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어떤 나란가요. 인구 1인당 당구장과 PC방 전 세계 1위에 빛나는 곳! 실내스포츠 사랑이 극진하죠. 2008년 600개 정도였던 국내 스크린골프 매장 수는 머지않아 1만개를 돌파할 전망. 운도 따릅니다. 좀 시들한가 싶었는데 골프붐이 찾아왔으니까요. 더 흥미로운 건 국내에서 스크린골프는 사실상 골프존과 동의어로 쓰인다는 점. 오늘 들여다볼 회사입니다.

스크린골프 이미지. 셔터스톡

스크린골프 이미지. 셔터스톡

2000년 설립했으니 국내에선 가장 발 빠르게 골프 시뮬레이터(GS)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2015년 지주회사(골프존뉴딘홀딩스, 별도 상장)와 골프존으로 분리. 지금의 골프존은 스크린골프 사업을 전담하는 곳이라 보면 됩니다. 창업자인 김영찬 회장, 골프존뉴딘홀딩스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45% 정도. 코스닥 중견기업치곤 외국인 비중(약 21%)도 큰 편입니다.

2020년 매출 기준으로 골프존의 시장점유율은 약 73%. 2위 카카오VX(14%)를 월등히 앞서 있는데요. 하드웨어(시뮬레이터)·소프트웨어(프로그램, 매장 운영 노하우 등)를 모두 갖춘 실력자라 할 만합니다. 국내 골프 인구가 500만명 조금 넘는 수준인데 골프존 회원이 무려 330만명!

골프존 스크린골프. 골프존

골프존 스크린골프. 골프존

압도적 1위답게 최근 2년간의 코로나 호황기를 제대로 즐겼습니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죠. 이건 시작. 지난해엔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83억원, 956억원으로 이미 2020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습니다. 사상 첫 4000억원대 매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바라보는 중이죠. 당연히 주가도 날았습니다. 2020년 초 5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연말 18만원대까지 급등하기도.

골프존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기술력. 스크린골프 초기만 해도 시뮬레이터 성능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는데요. 플레이 중에 멈추거나 워터해저드에 빠진 공이 살아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고! 실제 필드와 거리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문제였죠.

요즘엔 센서 성능이나 사실감 등이 매우 높은 수준. (실제 사용자의 경험담입니다) 실제로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장 운영이 아니라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장비 판매로 돈을 버는 회사. 안 좋은 기계가 잘 팔릴 리 없죠.

선수별 비거리, 남은 거리를 3D 기술로 구현한 대회 중계 화면 예시. 골프존

선수별 비거리, 남은 거리를 3D 기술로 구현한 대회 중계 화면 예시. 골프존

또 다른 수익원은 이용자가 많으면 늘어나는 돈입니다. 라운드당 평균 2000원 정도의 수수료 매출이 발생하는데요. 골프 인구가 늘면서 골프존 라운딩 건수도 2019년 5970만, 2020년 6512만, 지난해 2021년 7228만건으로 급증. 2021년 라운드 매출은 15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인데요. 수수료 매출은 이익률이 좋습니다. 2021년 골프존의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할 거로 보입니다. 20%대 영업이익률은 한창 크던 2016년 이후 처음입니다.

골프존은 가파르게 성장하다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크게 휘청거린 적이 있는데요. 2017년 프랜차이즈 전환과 함께 논란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지만,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서 점유율 축소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기가 막힌 타이밍에 기대 이상의 신규 수요가 창출(코로나로 인한 골프 인구↑)됐으니 진정한 코로나 수혜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게 우려의 포인트이기도 한데요. 골프 인구가 무한정 늘어날 수 없죠. “미래의 이용자를 코로나 시기에 미리 끌어당겨 썼다”는 냉정한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장 정체는 골프존도 잘 알고 있는 대목. 그래서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는데요.

골프 이미지. 셔터스톡

골프 이미지. 셔터스톡

2009년 일본, 2011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도 직영점을 운영 중입니다. 아무래도 중국에 힘을 많이 싣고 있는데요. 연착륙이 가능하다면 엄청난 성장 계기가 될 겁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그다지. 한국에서와같이 하드웨어 판매→수익성 구조(업그레이드와 라운드당 매출)로 전환하는 모델을 구상 중이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과 베트남 역시 그럭저럭 운영은 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데요. 사실 스크린골프 시장이 이 정도로 커진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합니다. 골프장이 집에서 가깝고, 비용이 저렴한 나라에선 굳이 스크린골프를 택할 유인이 없죠. 반대로 말하면 한국은 골프장이 멀고,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스크린골프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었다는 얘기죠.

해외에서 한국만큼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지, 그래서 해외 시장이 국내의 정체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 와중에 국내에선 2위의 추격이 매섭습니다. 카카오VX인데요. 다른 업계에서도 1등이었다가 결국 카카오에 당한 사례가 많죠? 카카오VX는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과 특유의 플랫폼 비즈니스 역량을 내세워 20~30대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하는 중.

GDR 아카데미. 골프존

GDR 아카데미. 골프존

물론 골프존은 독보적인 1위에다, 회원이 월등히 많죠. 스크린골프는 락인 효과(가격이 조금 비싸도 익숙한 걸 계속 쓰는?)가 잘 작동하기 때문에 전체 이용자가 늘면 1등이 자연스레 덕을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GDR(골프연습장)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 비싸지 않은 가격(PER 10배 안팎)도 매력이고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중국사람들 ‘스골’ 치게 할 방법이 없을까?

이 기사는 2월 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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