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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安 단일화' 마지노선은 27일···변수는 지지율 말고 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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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을 29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그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묵묵부답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7일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한다면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6일 “단일화를 거론한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고 했던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의 입장도 하루 만에 달라졌다. 그는 7일 “(우리 쪽이) 너무 떠드는 것은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쪽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간 단일화에 선을 긋던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통화에서 “만약 국민적 열망이 단일화라면 정치가 당연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일 아니겠나”라며 “다만 안 후보의 완주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단일화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그 마지노선을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27일로 보는 관측이 많다. 투표용지 인쇄 전 후보가 사퇴하면 용지에 ‘사퇴’가 표기되지만, 인쇄 후에는 투표소 안내문에만 사퇴 후보를 표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주일가량 남은 후보 등록일(13~14일)까지 윤 후보와 안 후보 측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두 후보 앞에는 예측 불가능한 각종 변수도 산재해 있다.

①엎치락뒤치락 지지율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엠브레인퍼블릭]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엠브레인퍼블릭]

안 후보는 지난해 말 두 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했지만, 좀처럼 반등하진 못하고 있다. 다만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4~5일 조사에서 11.7%, 같은 기간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10.1%, 조선일보·칸타코리아 조사에서 12.1%를 기록하는 등 첫 토론(3일) 이후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단일화 선호도에서는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윤 후보 39.7%, 안 후보 47.7%로 나타나는 등 안 후보가 외려 우세하다는 조사도 있다. 안 후보가 애초 목표로 했던 20% 지지율을 돌파해 3강 체제를 이루진 못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의 접전 속에 단일화 카드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일화 없이는 정권 교체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재 스코어”라며 “다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 전 결집하는 등 변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측에서는 “30% 후반~40% 초반 지지율의 윤 후보와 10% 초반인 안 후보의 단일화를 여론조사 단판 승부로 치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협상에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대중의 피로감만 커질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두 후보 간에 담판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②여야 동시 띄우는 연립정부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여야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는 ‘연립 정부’ 구성 가능성도 단일화의 변수로 꼽힌다. 당장 윤 후보는 7일 언론 인터뷰서 1997년 대선 당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거론하면서 “권위주의 정부가 DJ에 씌운 용공 이미지가 JP와 손을 잡고 완전히 씻겼다”고 말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6일 “(국민의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은) 당연히 가능하다. 못할 게 뭐가 있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안철수 책임총리’ 카드까지 거론하며 연립 정부 논쟁에 가세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7일 라디오에서 “현 대통령제가 승자독식이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화 시) 책임총리제를 만들고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를 책임총리로 임명할 수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정파가 연합하려면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③“감당하겠나”vs“걱정 마라” 선거비용 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로 태영호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서울강남갑 당원협의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로 태영호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서울강남갑 당원협의회 필승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선 선거 비용도 단일화의 변수 중 하나로 거론한다. 이준석 당 대표는 6일 인천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단일화는 2등과 3등 후보가 하는 것”이라며 “11일 이후에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이야기가 더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는 “국민의당 선거 비용 문제를 염두에 둔 공격적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 등록(13~14일) 전 금요일인 11일에는 안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라며 “의석에 따른 국민의당 국고보조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안 후보가 전액 보전 기준인 15%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하면 약 200억원가량의 선거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는 “불쾌하다”는 반박이 나왔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미 소요 비용 등을 합리적으로 추산해 문제가 없도록 비용 계획을 세워놨고, 선거 운동 관련한 각종 계약도 마친 상태”라며 “국민의힘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④TV토론 변별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11일 열리는 두 번째 4자 토론도 단일화 논의의 주요 변곡점으로 꼽힌다. “변별력이 없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던 3일 토론과 달리, 두 번째 토론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변한다면 단일화 논의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첫 토론에서 네거티브 공세 대신 포지티브 전략을 들고 나왔던 안 후보의 전략이 변경될지가 관심거리다. 안 후보 측은 “첫 토론보다 좀 더 날카로운 안 후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특별 강연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고, 그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안 후보는 권영세 본부장의 단일화 언급을 거론하며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의 단일화 러브콜에 대해서도 “사전 협의 등이 전혀 없었고,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저는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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