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그냥 중국에 金 줘라"…대놓고 드러낸 中 홈 텃세

중앙일보

입력 2022.02.07 22:08

업데이트 2022.02.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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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오른쪽 둘째)이 중국 선수들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오른쪽 둘째)이 중국 선수들과 접촉을 피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예상대로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는 강력했다. 한국 쇼트트랙이 판정에 불운까지 겹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황대헌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나란히 실격당했고,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상대 반칙으로 부상을 당해 기권했다. 최민정(24·성남시청)은 넘어져 탈락했다.

황대헌(23·강원도청)은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추월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았다.

3위로 달리던 황대헌은 네 바퀴를 남기고 절묘하게 상대를 앞질렀다. 안쪽 공간을 파고들어 두 명의 중국 선수를 한 번에 제쳤다. 끝까지 선두를 지킨 황대헌은 그대로 골인했다. 하지만 경기 뒤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고, 심판은 황대헌이 레인에 늦게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황대헌의 실격으로 런쯔웨이와 리원중(이상 중국)이 1, 2위로 결승에 올랐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이준서(왼쪽)와 경합하던 헝가리 선수가 넘어지고 있다. 김경록 기자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이준서(왼쪽)와 경합하던 헝가리 선수가 넘어지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준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실격이었다. 이준서는 류 샤오린 산도르(헝가리)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이번에도 추월 과정에서 반칙이 선언됐다. 이준서의 탈락으로 우다징이 결승에 진출했다. 준준결승에서도 상대 페널티와 어드밴티지로 준결승에 오른 중국 선수들은 나란히 결승에 합류했다. 결승전은 중국 선수 3명과 헝가리-중국 혼혈 선수인 류 사오린 산도르, 류 샤오앙 형제 대결로 치러졌다.

결승에서도 중국에게 유리한 판정은 이어졌다. 산도르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위험한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두 번째로 들어온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리원룽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일 열린 2000m 혼성 계주에서부터 조짐이 있었다. 중국은 준결승에서 헝가리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디오 판독 이후 미국과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실격됐다. 중국은 헝가리에 이어 2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선 금메달을 차지했다.

13바퀴를 남기고 피니시 라인까지 3위로 달리던 중국은 선수 교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런쯔웨이를 장위팅이 밀어주려고 할 때 ROC 선수가 끼어들어서였다. 터치가 되지 않았지만, 런쯔웨이는 그대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중국의 터치를 방해한 ROC는 페널티를 받았고, 미국은 라이언 피비리토가 코스 기준선인 블루 라인을 넘어 안쪽에서 블로킹을 해 반칙이 선언됐다. 하지만 중국은 교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실격되지 않았다.

한국 쇼트트랙 맏형인 곽윤기(33·고양시청)는 6일 공식 연습을 마친 뒤 이 부분에 대해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경기를 봤다. (중국, ROC, 미국까지)3개 팀이 실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뒤에서 보던 네덜란드 선수들도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선유 해설위원은 "올림픽 경기에 나갔고 항상 듣는 소리가 '심판은 우리 적이다'는 말이다.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 심판 판정은 너무 이기적이다. 편파 판정은 선수 출신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중계 도중 "이게 왜 실격이에요"라고 버럭 화를 냈던 이정수 해설위원은 "제가 봤을 때 경기운영 플레이만 봤어도 전 세계적으로 박수 갈채를 받을만한걸 한국선수가 보여줬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선수들만 보여줄 수 있는 스킬, 영리한 능력이었다. 너무 깔끔하고 완벽했지만..."이라며 "사실 심판 판정은 어떻게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미 지난간 일이고 나머지 종목이 있다. 정신 차리고 더 깔끔하고, 더 완벽하게. 심판이 실격을 주고 싶어도 '이건 못주겠다' 이런 경기운영을 해야될거 같다"

개막 전부터 중국이 판정에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곽윤기는 "선수들이 중국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한다. 중국의 홈 텃세는 지난해 10월 1차 월드컵 때 이미 경험했다.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판정에 대해서는 예민하다"고 전했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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