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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10번 타면 1번은 공짜” 부산 ‘동백택시' 쾌속 질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택시 호출 공공앱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중인 부산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이 지난 3일 부산 연제구 조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택시 호출 공공앱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중인 부산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이 지난 3일 부산 연제구 조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인터뷰] 동백택시 운영 김호덕 부산개인택시조합 이사장

지난해부터 부산과 인천·경기 수원 등 전국 10개 가까운 광역·기초자치단체가 가맹비와 중개·호출수수료가 없는 ‘택시 호출 공공앱(App)’ 서비스에 뛰어 들었다. 카카오T(택시) 같은 민간기업의 독과점을 깨뜨려 기사와 승객의 금전적 부담을 줄이고,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꾀하기 위해서다. 공공앱 출범 준비 당시 민간기업의 과도한 수수료 징수와 불공정 배차 등이 논란되기도 했었다.

공공앱 택시 중 대표적인 게 부산 동백택시다. 지난해 11월 29일 출범한 동백택시는 현재 부산 택시기사 74%가 가입한 상태다. 올 2월 들어 시민 호출 건수가 하루 최대 1만2600여회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부산시민 90만명이 가입한 지역 화폐 ‘동백전’과 연계한 덕분이다. 동백전으로 결제하면 요금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10번 타면 한 번의 무료이용이 가능한 셈이다.

택시 호출 공공앱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인 부산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이 지난 3일 부산 연제구 조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택시 호출 공공앱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인 부산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이 지난 3일 부산 연제구 조합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동백택시를 운영 중인 김호덕(59·사진) 부산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을 지난 3일 연제구 조합 사무실에서 만나 동백택시의 안착 이야기와 앞으로 과제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동백택시를 도입했나.
“지난해 4월 이후 민간기업의 택시호출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민간기업의) 가맹비와 중개수수료 등이 과도하다는 점이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택시기사에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택시기사·승객 모두에게 도움되는 공익 차원에서 호출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동백택시 외관. [사진 부산시]

동백택시 외관. [사진 부산시]

조합에서 먼저 제안한 것인가.
“그렇다. 조합이 먼저 공공앱 사업을 제안했다. 부산시는 처음에 공공 플랫폼 사업에 성공한 예가 없다고 했다. (더욱이) 민간분야 영역을 침범하면 특혜시비가 있을 수 있다며 꺼렸다. 하지만 공익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
도입 과정에서 조합이 한 역할은 뭔가.
“우선 시스템 개발업체가 현장에서 테스트할 때 협조하는 데에 집중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택시기사에 대한 가입 홍보와 교육을 맡았다. 개발업체가 이미 지역화폐 동백전 시스템을 운영 중이어서 조합은 별도의 운영비를 지불하지 않았다. 동백전 앱에 동백몰처럼 동백택시 메뉴를 탑재만 하면 돼서다.”
부산 택시기사의 반응은 어떻나.
“지난해 말 도입 이후 전체 개인택시의 74%인 1만221대와 법인택시의 73%인 5083대 기사가 가입했다. 민간기업의 가맹비(월수입의 3.3%)와 중개수수료(월 3만9000원)에 불만이 많던 기사들이 환영했다. 이들이 가입 중이다. 동백택시는 가맹비와 중개수수료가 없다.”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 앱에 등재돼 있는 동백택시 호출 서비스. 동백전 캡쳐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 앱에 등재돼 있는 동백택시 호출 서비스. 동백전 캡쳐

동백택시 운영 개요도. [자료 부산시]

동백택시 운영 개요도. [자료 부산시]

부산시민의 반응은 어땠나. 
“서비스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2000원을 내야 하는 호출비가 사라지니 자연히 승객들도 환영한 것으로 안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하루 3983회에 수준이던 호출 건수가 올 1월 하루 6079회로 늘더니 이달엔 하루 9196회 정도까지 증가했다. 갈수록 호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들이 왜 이용할까.
“동백전 앱에 접속해 호출한 뒤 요금을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결제하는 게 가능하다. 그럼 요금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10번 택시를 타면 한번 공짜로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한 달 20일 택시를 타면 애 분윳값이 빠진다’며 주부가 조합에 전화를 해오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3일 부산시청에서 있은 동백택시 출범을 위한 협약식 모습. 사진 왼쪽부터 부산법인택시조합 장성호 이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호덕 개인택시조합 이사장.[사진 부산시]

지난해 11월 23일 부산시청에서 있은 동백택시 출범을 위한 협약식 모습. 사진 왼쪽부터 부산법인택시조합 장성호 이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호덕 개인택시조합 이사장.[사진 부산시]

개선해야 할 점은 없나.
“동백택시 앱의 지도가 (민간 내비게이션 지도인) T맵에 덧씌운 형태다 보니 승객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다시 전화로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업체가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또 단거리 고객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택시기사에게 호출 건당 1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고 서비스 교육을 할 예정이다. 동백택시가 부산시민의 발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산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택시기사가 가맹비와 중개수수료 등으로 민간업체에 지급한 돈만 24억원이나 된다. 이 돈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으면, 그만큼 부산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동백전 이용 시민이 90만명이어서 동백택시 이용이 급속도로 늘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다. 많은 이용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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