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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생활소품 장식하고 리폼도 척척…리본 하나로 다 돼요

중앙일보

입력

원예진(왼쪽)·조하나 학생모델이 리본 아트를 응용해 만든 리본 헤어핀과 플라워 볼펜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원예진(왼쪽)·조하나 학생모델이 리본 아트를 응용해 만든 리본 헤어핀과 플라워 볼펜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끈·띠 모양의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리본은 일상에서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사회적으로는 색에 따라 여러 의미를 나타내는 도구로도 활용돼요. 우리에게 익숙한 노란 리본에는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고요. 그린 리본은 실종 아동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희망의 상징이죠. 핑크 리본은 유방암 인식의 국제 상징, 하얀 리본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어요.

김유미 리본 아트 디자이너.

김유미 리본 아트 디자이너.

사회적 의미만 담긴 건 아닙니다. 예쁘게 포장한 선물 위에 얹으면 주는 이의 정성이 느껴지고, 잘 빗은 머리카락에 꽂으면 화사한 분위기를 절로 풍기죠. 이런 리본으로 다양한 공예품도 만들 수 있다고 해 원예진·조하나 학생모델이 리본수레이야기 공방을 찾았습니다. 리본 아트 디자이너 김유미 강사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리본 아트에 대한 궁금증부터 쏟아냈죠.

예진: 리본 아트 디자이너는 어떤 직업이고, 어떻게 될 수 있나요.
리본 아트 디자이너란 리본·원단·부자재를 활용해 헤어 장식·코르사주 등 생활용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직업이에요.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학교·문화센터·공공기관 등에서 강의를 하려면 자격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죠. 전문 과정을 이수한 뒤 자격을 취득하면 리본 아트 디자이너로서 더욱 폭넓게 활동할 수 있어요.
예진: 리본 아트 관련 자격증에 대해 알려주세요.
제가 속한 한국리본아트협회의 경우 3·2·1급으로 나뉘며, 1급으로 올라갈수록 높은 수준을 요구해요. 자격증 시험에서는 리본 아트 전반에 관한 지식과 리본 아트 기법의 정확한 활용을 바탕으로 출제 의도에 맞는 공예품을 만들어야 하죠. 3급 자격증을 획득하려면 한국리본아트협회의 초·중·고급 과정을 이수한 뒤 수료증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2급은 초·중·고급 과정에 연구 과정까지 이수한 후 시험에 통과해야 하고요. 1급 자격증은 2급 취득 후 일정 기간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등 협회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주어진답니다.
김 강사의 작품.

김 강사의 작품.

하나: ‘셀프 웨딩 코르사주’ ‘선물 포장’ 등 유사한 공예가 많더라고요.
모두 리본을 이용하며 리본 아트를 기본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소재·기법 등엔 차이가 있어요. 우선 셀프 웨딩 코르사주는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리본만으로는 만들기 힘든 크고 화려한 장식이 주가 되죠. 결혼식·돌잔치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어요. 선물 포장은 포장하는 제품이나 상자 모양에 따라 사용되는 리본 기법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장식적인 요소가 좀 더 강조돼요. 여러분 선물 받으면 리본 장식 한 번에 확 풀어버리잖아요. 그래서 받는 사람이 봤을 때 예쁘면서도 잘 풀리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두기도 하죠. 이외에 백화점 장식 등 디스플레이 목적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하나: 리본 아트의 실용성은 어떤가요.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면 알겠지만, 의류·신발·필통·꽃병·액세서리 상자 등 수많은 생활용품에 리본이 달린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크리스마스·핼러윈처럼 특별한 날에 쓰이는 제품은 물론이고, 코트의 허리끈을 예쁘게 묶을 때도 리본 기법이 쓰이죠. 리본이 단순한 장식 도구 이상으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는 거예요. 확장성도 뛰어나 싫증 난 물건에 리본 하나 달아 리폼하는 것만으로도 새 제품을 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리본 아트의 실용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김 강사의 작품.

김 강사의 작품.

예진: 리본의 소재에 따라 느낌도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아주 중요하고 좋은 질문이에요. 리본 아트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리본의 소재예요. 같은 모양의 옷도 원단이 면인지 실크인지, 두꺼운지 얇은지에 따라 제작 방법이 달라지는 것처럼 리본도 소재·종류마다 다른 기법이 쓰여요. 그래서 리본 아트 강사는 수강생 눈높이에 맞춰 소재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하죠. 예를 들면 아무리 실크 원단이 고급스럽고 비싼 소재라 해도, 초보자에겐 미끄럽고 다루기 힘들 수 있거든요. 리본 아트 초보자에겐 골지·공단·오건디 등 형태가 잘 잡히는 소재를 추천한답니다.
하나: 리본 아트 디자이너로서 뿌듯한 순간이 있다면요.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는데, 항상 느낀 게 무언가를 창작하는 행위가 참 힘들다는 거예요. 그런데 또 창작물이 만족스럽고,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때면 고통은 싹 잊히죠. 무엇보다 이렇게 얻은 지식을 수강생에게 나누고, 리본 아트를 통해 그들의 삶이 풍부해지는 과정을 지켜볼 때 가장 뿌듯해요.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내 성과를 보여주며 행복했던 기억 있지 않나요? (하나: 가족 앞에서 피아노를 쳤는데, ‘잘했다’는 칭찬을 들을 때 기분 좋았어요.) 맞아요. 자기만족을 넘어 타인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죠.
생애 첫 리본 아트에 도전한 소중 학생기자단. 간단한 바느질만으로도 예쁜 주름을 만들 수 있다.

생애 첫 리본 아트에 도전한 소중 학생기자단. 간단한 바느질만으로도 예쁜 주름을 만들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리본 아트에 도전해볼까요. 리본 공예품 중 가장 인기 많은 ‘리본 헤어핀’과 여러분이 평소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플라워 볼펜’을 만들 거예요. 헤어핀부터 시작해 볼까요. 총 3개의 리본을 겹겹이 쌓은 형태로, 풍성하고 볼륨감 있어 머리에 꽂았을 때 화려한 느낌을 더하죠. 아까 리본의 실용성에 대해 짧게 얘기했죠. 매듭을 완성한 뒤 헤어핀에 고정해도 좋고 원한다면 머리띠·코르사주 핀 등 여러 부자재에 접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답니다.”

우선 길이가 각각 다른 6개의 리본을 준비합니다. 반으로 접은 뒤 손으로 꾹 눌러 접힌 부분을 표시해 주세요. 표시한 부분을 중심으로 양옆에 양면테이프를 하나씩 붙입니다. 한쪽 리본을 오른쪽으로 넘겨 알파벳 엘(L) 모양이 되도록 접은 뒤, 다시 일자 모양이 되도록 가운데로 넘겨 양면테이프 위에 고정해요. 반대쪽도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데, 리본의 열린 면(손가락으로 벌렸을 때 더 크게 벌어지는 부분)이 한쪽으로 위치해야 하므로 반대 면을 작업할 때는 좌우 반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알파벳 L(엘) 모양이 되도록 접은 뒤 다시 가운데로 넘겨 고정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6개의 매듭이 만들어지면 2개씩 각각 붙여 3개의 큰 나비 모양 리본을 만든다. 작은 리본이 위에 오도록 고정하면 리본 헤어핀 완성.

알파벳 L(엘) 모양이 되도록 접은 뒤 다시 가운데로 넘겨 고정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6개의 매듭이 만들어지면 2개씩 각각 붙여 3개의 큰 나비 모양 리본을 만든다. 작은 리본이 위에 오도록 고정하면 리본 헤어핀 완성.

두 학생기자 모두 높은 집중력을 발휘, 순식간에 6개의 매듭을 만들어냈죠. “리본의 열린 면이 많이 뜬다면 글루건을 이용해 살짝 고정해도 좋아요. 이제 리본 주름을 잡을 차례인데요. 철사로 고정하는 법, 실·바늘을 이용하는 법, 손으로 만드는 법 세 가지를 주로 써요. 원단이 조금 도톰하기 때문에 손 주름을 활용할 거예요. 리본을 세로로 길게 접은 뒤, 양쪽을 각각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한 번 더 접어주세요. 주름이 하나 더 생겼죠. 이제 철사로 감아 고정합니다. 철사와 리본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히 묶고, 철사가 보이지 않도록 리본의 가로 방향으로 눕혀 정리해요” 작업을 반복하자 예쁜 주름이 잡힌 리본 6개가 탄생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든 헤어핀.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든 헤어핀.

“이제 거의 막바지 작업이에요. 리본의 열린 면을 맞닿도록 두 개씩 묶어 총 3개의 큰 리본을 만들 겁니다. 열린 면이 맞는지 잘 살펴보고요. 가운데에 글루건을 쏜 뒤 두 리본을 꾹 눌러 고정합니다. 3개의 큰 리본이 완성되면 위로 겹겹이 쌓을 차례예요. 글루건을 이용해 중심 부분을 잘 맞춘 뒤 가장 큰 리본부터 작은 리본까지 붙여주세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공예에 몰두한 두 사람. 마치 나비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3단 리본이 탄생했습니다. 와이어를 이용해 깜찍한 참을 달고, 반짝이는 큐빅 리본으로 중심을 둘렀어요. 은색 핀에 검정 리본을 덧댄 뒤 또 한 번 글루건을 이용해 고정하자 짠!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한 품질의 리본 헤어핀이 완성됐죠.

바느질 주름을 활용한 플라워 볼펜은 얇은 천에 원을 찍어 오린 뒤 가장자리를 열처리한 원단을 활용한다. 가장자리를 홈질하면 수국을 연상케 하는 섬세한 주름이 생긴다. 볼펜 위에 얹으면 플라워 볼펜 완성.

바느질 주름을 활용한 플라워 볼펜은 얇은 천에 원을 찍어 오린 뒤 가장자리를 열처리한 원단을 활용한다. 가장자리를 홈질하면 수국을 연상케 하는 섬세한 주름이 생긴다. 볼펜 위에 얹으면 플라워 볼펜 완성.

두 번째로 만들 리본 공예품은 바느질 주름을 활용한 플라워 볼펜이에요. 김 강사가 미리 작업해온 물결 모양의 원단을 꺼냈죠. “기성 리본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때론 직접 원단을 가공하기도 해요. 얇은 천에 원을 찍어 오린 뒤, 가장자리를 열처리해 하늘하늘한 느낌을 연출했죠. 이 원단이 볼펜 위에 올라갈 꽃이 될 거예요. 리본 윗부분부터 홈질을 시작합니다.” 바느질을 처음 해본다는 예진 학생모델과 할머니에게 배운 적 있다는 하나 학생모델 모두 속도를 내 홈질을 했어요. 바늘을 넣은 뒤 쭉 당기는 작업을 반복하자 섬세한 주름이 생겼죠. 꽃의 밑부분과 윗부분을 나눠 두 번 작업하면 꽃잎 준비 완료입니다.

리본 천으로 감싼 볼펜 위에 두 꽃잎을 차례로 올려 글루건으로 고정하고요. 잎·작은 리본 등 부자재를 붙여 아기자기한 느낌을 더해요. “지금처럼 리본 다리를 길게 늘어뜨릴 때는 끝부분에 열처리를 꼭 해야 해요. 라이터를 이용해 리본 끝부분에 살짝 열을 가해주면 올이 풀리지 않죠. 넓은 면을 열처리할 때는 알코올램프를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김 강사의 도움을 받아 열처리를 마친 뒤 꽃잎을 이리저리 만져주자 수국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 됐죠. 투명 케이스로 포장한 플라워 볼펜을 보며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유리병 속 장미 같다”고 감탄한 두 사람. “심미성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리본 아트에 도전해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한국리본아트협회 리본 아트 1급 사범 자격증을 획득한 김유미(가운데) 리본 아트 디자이너와 포즈를 취한 학생기자단.

한국리본아트협회 리본 아트 1급 사범 자격증을 획득한 김유미(가운데) 리본 아트 디자이너와 포즈를 취한 학생기자단.

어릴 때부터 리본은 늘 제 곁에 있었어요. 4살 때 큰 분홍색 리본 머리띠를 선물 받고 머리에 꽂은 채 잠들었던 기억이 있죠. 오늘 체험을 해보니 리본은 청소년인 제게도 여전히 예쁘고 어울리는 아이템이더라고요. 그저 ‘공주’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에서 다양한 물건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어요. 평소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도움으로 완성한 결과물이 예상보다 더 예쁘게 나와 만족스러웠어요.  원예진(서울 광남초 6) 학생모델

저는 이번 취재를 통해 리본 아트를 즐기게 됐어요. 오늘 만들어 본 것 중 리본 핀은 저의 최애 아이템이 될 것 같습니다. 마치 판매하는 물건과 같은 퀄리티의 핀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신기했어요. 리본 아트 디자이너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 덕분이겠죠.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선물 포장도 리본 아트를 응용해 예쁘게 포장해볼 생각이에요.  조하나(서울 반원초 4)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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