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TV토론 할 때마다 어깃장 놓는 국민의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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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리허설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리허설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향성 운운 토론 기피는 근거 없어  

첫 토론 시청률 39% 새겨 더 늘려야

한때 무산된 듯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4자 토론회가 열리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 당초 거론됐던 8일이 아니라 11일이 유력하다고 한다.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세 차례 법정토론(21·25일, 3월 2일)과 별개다.

지난 3일 첫 번째 토론이 법원의 이재명·윤석열 양자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인용까지 거치면서 성사됐을 정도로 곡절을 겪었고, 이번 토론도 굴곡이 많다. 한국기자협회가 지난주 “8일 JTBC의 중계로 4자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고, 후보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두 번째 토론이 마련되는 듯했다.

하지만 윤 후보 측에서 주최 측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면서 8일 토론회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은 “기협에서 주최하고 특정 방송사가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는 토론의 기본 전제가 되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황상무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특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며 기협을 특정해 “심하게 좌편향돼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현 기협 회장이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비례대표 후보(정필모 민주당 의원)를 추천했던 이력을 예로 들었던데, 공정성을 담보할 방안을 요구하면 되지 토론 자체를 무산시킬 일은 아니었다.

주최 측의 편향성 운운은 근거가 없다. 토론을 피하기 위해 편가르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토론협상단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이후 “윤 후보는 국민께 판단의 기회를 가급적 많이 드리는 것이 늘 옳은 선거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수습했던데, 애초 그런 태도여야 했다. TV토론에 대해 유독 윤 후보 측이 이런저런 조건을 달며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TV토론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워 그러는 것인가.

국민이 TV토론 시청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첫 토론의 시청률이 39%였는데, 15대 대선(55.7%) 이후 최고였다. 최근 ‘마의 10%’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은 걸 고려하면 경이적 관심도였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대선후보들의 면면을 잘 몰라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TV토론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53.9%에 달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쉽지 않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로 지금의 제한적인 선거운동도 막힐 수 있다. 대선후보들이 비전과 능력,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다른 후보와 경쟁할 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TV토론은 현재로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더 많은 TV토론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