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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로 엄마도 잃었는데…'남혐' 시달리던 BJ잼미 극단선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잼미 유튜브 캡처]

[잼미 유튜브 캡처]

유튜브와 트위치에서 활동한 인터넷방송 BJ 잼미(27)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5일 오전 잼미의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안녕하세요. 잼미 삼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잼미의 아이디로 접속한 삼촌은 “그동안 경황이 없어 알려드리지 못했다. 장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장미는 그동안 수많은 악플들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떠도는 마약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루머를 퍼뜨리는 네티즌에게는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잼미의 삼촌은 “잼미가 유서를 남겼다”며 “그 글을 통해 평소 잼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괴롭힘을 당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더는 전혀 말도 안 되는 루머는 생산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잼미의 삼촌이 5일 오전 남긴 글. [잼미 트위치 커뮤니티 캡처]

잼미의 삼촌이 5일 오전 남긴 글. [잼미 트위치 커뮤니티 캡처]

잼미는 2019년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로 인터넷 방송에 입문했다. 유튜브에서도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주로 게임을 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의 방송을 해왔다.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각각 16만 명, 1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잼미는 2019년 남성혐오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남성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두 차례나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일부 남성 유튜버들이 잼미를 공개 저격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온라인상에서 잼미를 향한 성희롱성 댓글과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디시인사이드 ‘스트리머’ 갤러리를 중심으로 잼미가 ‘남성 혐오’를 했다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잼미는 2020년 5월 방송에서 “악플 때문에 우울증약을 먹고 있으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자신의 악플 때문에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잼미는 “엄마가 나 때문에 죽은 것 같다. 내가 방송을 안 했다면 엄마가 안 죽었겠지, 방송에서 그 행동을 안 해서 악플이 달리지 않았다면 엄마가 마음고생 안 했겠지”라고 자책했다. 잼미는 마지막까지 악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지만, 일부 유튜버들은 잼미에 대한 저격을 이어가고 심지어 조롱하기도 했다.

이후 잼미는 방송에 복귀했지만, 잼미에 대한 일부 네티즌, 유튜버들의 저격과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잼미의 마지막 방송은 17일 전으로, 이날 갑작스레 비보가 전해졌다.

그런데도 일부 네티즌은 잼미의 유튜브 등에 여전히 악플과 성희롱성 댓글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댓글들은 온라인상에 공유되며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잼미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는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악플로 사람이 죽었다. 제발 그만 해라” “아직 너무 아까운 청춘인데, 안타깝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젠 편히 쉬시길”이라며 잼미를 추모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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