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역사 200년 앞당겼다…임진왜란 사료 속 지명 '의정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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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라는 지명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가 430년 전인 임진왜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더군요.”

의정부 토박이인 유호명(62·경동대 대외협력실장)씨가 의정부 지명이 시작된 연원을 앞당기는 역사적 기록을 찾아냈다. 유씨는 이 내용을 자신이 4일 펴낸 의정부 역사·문화 수필집을 통해 밝혔다. 책 제목은 ‘1960년생 토박이의 의정부를 담다(의정부문화원 출간)’.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 향토 역사서 펴내  

유씨는 “의정부시사 등 역사간행물에 따르면 그동안 ‘의정부’ 지명이 시작된 연원은 226년 전인 1796년(정조 20년)으로 간주해 왔다”며 “이는 당시 승정원일기의 ‘양주 직곡평’과 ‘의정부평’(議政府坪)으로 달려가 농사를 살폈다’는 내용을 역사에 나온 의정부 지명에 대한 첫 언급으로 파악해 왔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향 의정부에 대한 역사와 문화 서적을 탐독하며 7년째 향토 공부에 매진하던 유씨가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월사 이정귀(李廷龜)가 1592년 임진왜란 초기에 쓴 ‘임진피병록’ 기록에서 ‘의정부장’(議政府場)이란 지명을 사용한 것을 확인하면서, 의정부 지명이 시작된 연원을 기존보다 204년 이전으로 앞당겼다”고 소개했다.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이 펴낸 '1960년생 토박이의 의정부를 담다' 책 표지. 전익진 기자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이 펴낸 '1960년생 토박이의 의정부를 담다' 책 표지. 전익진 기자

‘의정부’ 지명 유래 1796년(정조 20년)서 204년 앞당겨

유씨는 책에서 의정부 지역 역사·문화 관련 글 61꼭지를 실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소소한 향토역사를 자세히 담아냈다. 1부 ‘의정부, 나의 베이스 캠프 의정부’에는 의정부의 과거와 그 안에서 즐거웠던 추억을 기록했다. 2부 ‘내가 발견한 의정부’에는 저자가 새롭게 발견해 가는 의정부를 보여주며, 3부 ‘문화도시 의정부를 꿈꾼다’에는 역사와 문화 분야에서 고향 의정부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소개했다.

그는 의정부를 대표하는 음식인 ‘부대찌개’의 탄생 유래도 소개했다. 6·25 전쟁 이후 먹을 게 귀했던 시절, 미군 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 등 잔반을 걷어다가 김치와 고춧가루 등을 넣어 끓여 먹었던 게 시작이었다고 했다. 이런 슬픈 사연에서 비롯된 부대찌개가 이제는 좋은 재료와 요리법이 더해지며 전국적인 명물 음식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1960년생 토박이의 의정부를 담다' 책을 펴낸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 전익진 기자

'1960년생 토박이의 의정부를 담다' 책을 펴낸 유호명 경동대 대외협력실장. 전익진 기자

“시 승격 60주년 맞아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 재정립 필요”  

유씨는 “내년이면 의정부시가 1963년 양주군 의정부읍에서 의정부시로 승격한 지 60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인데, 환갑은 뚜렷한 인생의 변곡점이어야 한다”며 “정시(定市) 60주년을 맞는 이러한 때에 시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이를 정책에 담아야 할 때라고 여겨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북부 지역의 중심 행정도시인 의정부시가 미군 부대 이전으로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뜻을 수렴해 100년 앞을 준비하는 문화·경제 중심 도시로의 발전 방향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의정부문화원 통해 비매품 책 구할 수 있어

의정부문화원은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지닌 기억을 계속 발굴해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윤성현 의정부문화원장은 “의정부라는 공동의 베이스 캠프에 사는 시민 작가를 지속해서 발굴해 이들이 기록한 의정부를 시리즈로 만들려 한다”며 “사진작가, 건축가, 예술가, 미화원, 택시 운전기사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인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매품인 ‘의정부를 담다’ 책은 의정부문화원에 문의하면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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