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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전세계 '드라마 성지'…오징어게임·지옥 모두 찍은 이곳 [e즐펀한 토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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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發 작품, 세계 1억 이상 시청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공개한 지 17일 만에 전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했다. 드라마 공개 후 28일 동안 약 16억5000만 시간이라는 누적 시청시간을 찍은 것도 기록적인 성과다.

[e즐펀한 토크] 김방현의 개갈난 충청뉴스

‘오징어 게임’에 이어 공개된 ‘지옥’도 단 3일 만에 71개국에서 넷플릭스 TOP10 TV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은 물론이고 싱가포르·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자메이카·나이지리아 등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장면.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장면. 사진 넷플릭스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들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있다. 드라마 속 대부분의 장면을 대전에서 촬영했다는 점이다.

대전에서 세계적인 영상 콘텐트가 탄생한 데는 어떠한 장면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대전시 산하 정보문화산업진흥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대형 스튜디오 시설이다.

대전에는 옛 충남도청과 한남대 선교사촌 등 드라마와 영화 촬영 명소도 많다. “대전 전체가 ‘글로벌 인기 드라마의 성지(聖地)’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9개 스튜디오 등 첨단 촬영시설 갖춰 

지난 4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문화산업진흥원 옆 스튜디오(영상특수효과타운)를 찾았다. 2005년 문을 연 이곳에는 231㎡~345㎡ 규모의 스튜디오 4개가 있다. 스튜디오별로 하루 20만~70만 원까지 요금을 받고 빌려준다.

       오징어게임 장면. 사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장면. 사진 넷플릭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액션영상스튜디오다. 와이어를 이용한 고난도 액션 장면 등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배우와 연결된 와이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최첨단 기술까지 갖췄다. 매트리스, 목검, 샌드백, 모션 캡처 카메라 거치대, 인공암벽, 체력단련실 등도 있다.

옆에는 수중 촬영이 가능한 아쿠아스튜디오가 있다. 넓이 231.2㎡, 높이 5.6m인 대형 수조 형태의 스튜디오에서는 역동적인 수중 장면을 자유자재로 찍을 수 있다. 난방과 수온 조절 기능을 갖춰 한겨울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수중 스피커와 마이크 시설도 갖추고 있다. 드라마 ‘지리산’, ‘킹덤2’, ‘18어게인’ 등이 여기서 촬영됐다. 문화산업진흥원 이상수 단장은 “아쿠아스튜디오는 수중 촬영을 할 수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시설”이라며 “문화산업진흥원 스튜디오 가운데 가장 자주 활용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옥', 2020년 8월부터 5개월간 촬영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이곳 실내스튜디오 2곳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제작됐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약 5개월간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취재진이 찾아간 날 스튜디오 2곳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제작사 측이 촬영 중인 드라마에 관한 정보가 사전에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곳에서는 오는 3월까지 넷플릭스의 새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문화산업진흥원 박서형 주임은 “드라마 촬영 기간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며 “현재는 넷플릭스 지원을 받는 새 드라마가 촬영되고 있는데 ‘머지않아 세계를 놀라게 할 또 하나의 드라마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큐브서 '오징어 게임' 제작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이상수 단장이 그동안 스튜디오와 대전지역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이상수 단장이 그동안 스튜디오와 대전지역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문화산업진흥원 옆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큐브가 있다. 스튜디오 5개와 야외 촬영장, 미술센터, 방송제작시설 등을 갖췄다. 총 797억 원을 들여 2017년 문을 연 스튜디오 규모는 문화진흥원 것보다 훨씬 크다. 가장 큰 스튜디오가 3755㎡, 작은 게 960㎡ 규모다. 스튜디오 1곳에는 특수효과 촬영을 위한 크로마키 세트(영상콘텐트 화면 합성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세트)가 있다. 모든 스튜디오에는 방음과 냉·난방 시설을 갖췄다.

‘오징어 게임’은 ‘스튜디오 큐브’에서 주로 촬영했다. 드라마 속 게임 참가자들이 미로 복도를 거쳐 게임장으로 이동하는 장면과 줄다리기·달고나·구슬치기·징검다리 등 여러 게임 장면이 약 7개월간 촬영됐다. 스튜디오큐브에서 촬영한 경험이 있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스튜디오 면적이 넓고 층고가 높아 대형 세트도 무리 없이 설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스튜디오큐브에서는 ‘오징어 게임’ 외에도 그동안 34편의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됐다. 대표작으로는 ‘지리산’, ‘미스터션사인’, ‘스우트홈’, ‘킹덤 시즌2’ 등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스튜디오큐브는 K-콘텐트 산실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전 곳곳은 드라마·영화 촬영 명소 

 대전문화산업진흥원내 액션영상 스튜디오. 이 스튜디오에서는 와이어를 이용한 고난도 액션 신 등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사진 앞쪽 휴대폰 장면은 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액션 신 중 일부다. 김방현 기자

대전문화산업진흥원내 액션영상 스튜디오. 이 스튜디오에서는 와이어를 이용한 고난도 액션 신 등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사진 앞쪽 휴대폰 장면은 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액션 신 중 일부다. 김방현 기자

대전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 말고도 대전 곳곳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 명소로 자리 잡았다. 1932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는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원더우먼’ 등의 무대가 됐다.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교정에 있는 선교사촌도 영화촬영 명소로 꼽힌다. 이곳에선 영화 ‘그해 여름’, ‘덕혜옹주’, ‘살인자의 기억법’, ‘정직한 후보’ 등과 드라마 ‘마더’ 등이 촬영됐다.

스튜디오 촬영 단지와 대전 곳곳에서 촬영이 이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튜디오와 대전지역 곳곳에서 야외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는 총 34편이다. 이 가운데 스튜디오 대관이 4편, 로케이션 촬영이 30편이다.

이로 인한 지역경제 유발 효과가 57억 원에 달한다는 게 대전시의 분석이다. 출연진과 촬영 인력이 대전에 머무르면서 쓴 숙박비와 음식값 등이다. 또 지난해에는 촬영 기간에 37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대전 스튜디오 등에서는 2020년과 2019년에도 각각 36편과 42편이 촬영됐다.

콘텐트 제작으로 지역 경제활성화 

한남대 선교사촌에서 촬영중인 드라마 '마더'. 사진 한남대

한남대 선교사촌에서 촬영중인 드라마 '마더'. 사진 한남대

대전시도 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촬영 인력과 출연진 등 숙박비와 음식값은 대전 시내에서 지출한 금액 가운데 최대 30%(1억 원 한도)까지 지원한다. 또 지역에서 촬영한 제작서비스사에는 계약금액의 30%(2000만 원 한도)까지 준다.

대전시는 기존 스튜디오 단지를 중심으로 특수영상 클러스터를 만든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현재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옆에 국비 등 1476억 원을 들여 지상 10층, 지하 4층(연면적 3만5280㎡) 규모로 만든다. 이곳에는 기업입주 공간 80개, 특수 영상 전용 스튜디오 3개, 모션캡쳐, 실감형 영상제작 스튜디오 2개와 로봇카메라·드론 등 특수영상 장비 30종 등을 갖춘다.

옛 충남도청에서 촬영중인 영화 '변호인'

옛 충남도청에서 촬영중인 영화 '변호인'

문인환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입주 기업 간 협업을 통해 기획부터 촬영 등 모든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대전이 특수영상 거점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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