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는 대선의 주요 분기점으로 꼽혔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는 설 민심이 어떤 후보에게 쏠리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설 연휴 동안 드라마틱한 지지율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윤 후보의 근소 우세 속에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을 이어갔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정체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4일 발표된 KSOI·헤럴드경제의 2~3일 조사(전국 성인 1000명 ARS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45.7%, 이 후보 40.0%로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가 앞섰다.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27~28일)보다 윤 후보는 7.9%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2.9%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6.9%)와 심 후보(2.7%)가 뒤를 이었다. 리서치뷰·UPI 뉴스의 1~3일 조사(전국 성인 1000명 ARS 조사)에서도 윤 후보 46%, 이 후보 38%로 윤 후보가 앞섰다. 윤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 같은 조사보다 1%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1%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는 8%, 심 후보 3%였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의 2일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12명 유선 전화면접 16.2%, 무선 ARS 83.8%)에서는 이 후보 40.4%, 윤 후보 38.5%로 오차범위 내인 1.9%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가 앞섰다. 이 후보는 직전 조사(1월 8~10일)보다 5.1%포인트 상승했고, 윤 후보는 0.5%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안 후보(8.2%), 심상정 정의당 후보(3.3%) 순이었다.
이보다 앞서 이뤄진 연휴 초반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도 양강 구도가 두드러졌다. 한국리서치·KBS의 1월 27~29일 조사(전국 성인남녀 1000명 무선 전화면접)에서 윤 후보 37.8%, 이 후보 33.2%, 안 후보 11.1%, 심 후보 2.3%로 윤 후보와 이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설 연휴 동안 판세를 좌우할 핵심 지대인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뚜렷한 계기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부동층의 결심을 이끌 양자토론이 무산됐고, 각 후보가 연휴 기간 내놓은 공약도 부동층의 마음을 끌기엔 임팩트가 다소 부족했다”며 “결과적으론 설 이전과 비슷한 추세가 유지됐지만,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 등 가족 논란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등 못 한 안철수, 지지율 정체
올 초 두 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던 안 후보는 이번 주 각종 조사에서 7~11%대 지지율에 머물며 반등하지 못했다. 특히 윤 후보와 맞붙은 단일화 경쟁력 조사에서도 고전했다. KSOI의 2~3일 조사에서 ‘단일화하면 누가 더 경쟁력이 있나’라는 질문에 윤 후보를 선택한 응답이 47.4%였고 안 후보는 30.3%에 그쳤다. 한길리서치의 2일 야권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서는 윤 후보 36.6%, 안 후보 32.9%로 오차범위 내인 3.7%포인트 격차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3일 열린 첫 4자 TV 토론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체로 “큰 변별력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리스크를 무릅쓰기보다는 실점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며 “투표율이나 막판 네거티브가 토론을 제치고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