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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투자 ‘120조원 시대’]베트남 주가 2년 만에 2배로…전문가들 올해 ‘상저하고’ 예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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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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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베트남 종합주가지수인 VN지수의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다. 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S&P500는 27.6%)과 일본(닛케이는 4.9%) 등 선진 시장의 대표 지수를 모두 따돌렸다. VN지수는 2019년 말 800선에서 거래됐으나 2020년 말 1000선을 넘더니, 지난해 말에는 1500선을 돌파했다. 2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베트남 증시가 ‘괄목상대’할 만큼 강세를 보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미·중 분쟁의 반사이익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베트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로 지목한 뒤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2018년 미국의 12위 수입국에서 2021년 6위 수입국으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주식투자 열풍으로 급격히 늘어난 ‘F0’(초보 투자자)의 존재도 한몫했다. F0은 원래 코로나19 최초 확진자에게 부여하는 분류 번호였으나 주식투자자 사이에선 이제 막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에 나서는 초보 투자자를 뜻한다.

베트남판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인 셈이다. 이들의 등장에 베트남 신규 증권 계좌 개설 실적은 지난해 123만개로 2018년부터 3년간 실적(82만개)을 훌쩍 뛰어 넘었다. 베트남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12월 20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4배나 늘었다. 올 들어서는 글로벌 증시에 찬바람 속에서도 1400대 후반을 사수한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베트남 투자자들이 환율과 대외 변수에 둔감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베트남 정부가 환율 제도로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외환시장에서는 대외 변수가 요동치더라도 일일 환율 변동폭이 기준환율의 ±3%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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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으로 촉발된 연초 조정 장세 속에서도 베트남 F0가 대거 매수에 나서며 시장을 지탱한 것이다. 이들은 호치민과 하노이, 업컴 등 3곳의 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각각 VN지수와 HNX지수, 업컴지수로 대표되는데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와 유사하다. 대형주 위주의 VN지수에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C)이 포진하고 있다. ‘베트남 대장주’ 빈그룹은 베트남 전체 시가총액의 15%를 담당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는 곳이다. 대표적인 자회사로는 유통 자회사 빈콤리테일(VRE), 부동산개발 자회사 빈홈(VHM) 등이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베트남 증시는 올해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상저하고’를 예상한다. 연초엔 일부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연말엔 VN지수가 1700선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베트남 경제는 수출이 핵심인데, 지난해 11월과 12월 수출 실적은 각각 전년대비 18.5%, 24.8% 증가할 정도로 호조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베트남 상장사의 순이익은 올해도 2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1년 강세장과 마찬가지로 이익 개선이 뒷받침하는 상승장이 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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