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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투자 ‘120조원 시대’]환율 변동에 유의, 주식 수익보다 환손실 더 클 수도…미국은 서머타임 적용, 중·일·베트남은 점심 휴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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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호 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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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13.9% 하락했다. 반면 대만과 홍콩은 각각 1.6%, 일본도 1.9%하락에 그쳤다. 베트남 증시는 2.8%, 인도는 0.6% 상승했다. 하락장에 장사 없다지만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독 한국 증시 약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식만 바라보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실망해 무작정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보단 해외 거래 제도와 환율 변동 등을 숙지한 뒤 투자에 나서라 조언한다. 해외 주식투자에 앞서 염두할 점은 무엇일까. 해외 주식투자 전문가의 말을 종합해 정리했다.

▶해외 주식을 사고 싶다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던 투자자라면 기존 증권사의 종합 매매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대다수 증권사가 종합 매매 계좌에 해외 주식 거래를 신청하면 해당 계좌로 해외 주식을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은행 연계 계좌 가운데 일부는 해외 주식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새로 종합 매매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증권 투자가 처음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보편화돼 신분증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증권사 지점 방문 없이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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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해외 주식은 원칙적으로 해당 국가의 통화로만 거래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주식에 한해 대다수 증권사가 ‘원화증거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매 계좌에 미국 달러 대신 원화를 입금해 놓더라도 자동으로 환전해 거래 대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환전 기준일은 거래 체결 다음 영업일이다. 그러나 미국 외 나라는 대개 원화증거금 서비스가 없다. 이들 나라에서는 매수 주문을 내기 전 환전을 통해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환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환율이 시시각각 변한다는 점이다. 급하게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무턱대고 환전했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주식에선 수익이 났지만 환손실이 발생해 총수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식이다.

국내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해외 주식이야 말로 ‘뇌동매매’(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에 편승해 매매하는 것)를 피하고 사전에 환율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환전은 해외여행을 가거나 해외 송금할 때와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가서 환전한 뒤 증권사에서 외화가상계좌를 발급받아 입금하면 된다. 아니면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환전서비스를 이용해도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대다수 증권사가 오전 9시~오후 4시 전후로만 실시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시간 이후에는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시간외 환전으로 처리한다. 시간외 환전은 실시간 환전 최종 환율에 일정 비율을 더해 환전하는 식이라 비용 부담이 커진다.

▶거래는 어떻게 할까

국내 주식과 마찬가지로 증권사별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시세를 확인하고 매수나 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이용하는 증권사에 따라 별도의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확장 파일을 다운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주식과 다른 점은 대다수 해외 주식은 실시간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HTS나 MTS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세는 5분 이상이 경과된 지연 시세다.

국가별로 거래 시간이나 가격제한폭이 다르다는 점도 미리 숙지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 증시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해 휴장 없이 오후 4시까지 거래된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오후 11시 30분에서 다음날 새벽 6시까지다. 다만 매년 3월 두 번째 일요일 오전 2시부터 11월 첫 번째 일요일 오전 2시까지는 서머타임이 적용돼 한 시간씩 당겨진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정규장이 열리는 셈이다. 가격제한폭도 제한하지 않아 상·하한가도 없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서머타임은 없지만 점심시간에 휴장한다. 휴장 시간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가격제한폭이 있는데 대만과 중국, 베트남 등은 상·하한 10%, 태국은 30%다. 일본은 주가에 따라 가격제한폭이 14~3000%까지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홍콩은 영국이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격제한 제도가 없다.

해외 주식을 살 때는 국내 주식과는 달리 종목번호(티커) 확인이 필수다. 비슷한 이름의 종목이 많아 종목 이름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엉뚱한 주식을 살 수 있다. 종목번호에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데 미국 주식은 라틴 문자를 종목번호로 사용한다. 미국 증시 대장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AAPL’, ‘MSFT’를 종목번호로 쓴다. 테슬라는 ‘TSLA’, 아마존은 ‘AMZN’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숫자를 활용하는데, 중국 본토에 위치한 상해·심천 증시는 숫자 6자리, 홍콩주식은 숫자 5자리다. 예컨대 상해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건설은행은 ‘601939’, 홍콩 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는 ‘00857’이다.

▶투자자 성향별 맞춤 종목은

투자자마다 투자 목적이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일단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국가를 찾아 그 안에서 좋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예컨대 ‘고위험 고수익’을 지향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증시의 레버리지나 곱버스(인버스+곱빼기)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나 종목 주가 변동의 2배 이상을 베팅하는 상품이다.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가 대표적인데, 나스닥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반대로 하락장세가 예상된다면 ‘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를 눈여겨 볼 만하다. 이 ETF는 나스닥지수가 하락하면 하락폭의 3배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들 상품은 레버리지가 고배율일 수록 수익률의 변동성도, 투자자가 얻거나 잃는 금액도 한층 커지게 마련인데 국내엔 2배 이상 고배율 상품을 출시할 수 없지만 미국 등 해외에는 3배 이상 되는 고배율 상품이 수두룩하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고배당주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종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증시에선 50년 연속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종목을 ‘배당왕(Dividend King)’이라 부르는데 여기에 속한 종목들은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대표적인 배당왕 종목으론 코카콜라(KO), 프록터&갬블(PG), 쓰리엠(MM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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