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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19금 콘텐트에도 NFT 열풍... 부작용 없을까?

중앙일보

입력

트랜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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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IP(지적 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블록체인, 특히 NFT 시장에 접근하기 유리합니다. 쌓아온 수많은 저작물이 있고, 브랜드인지도 또한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비롯해 나이키 등 자체 IP를 보유한 기업들이 하나, 둘 NFT(대체불가능 토큰)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IT(정보통신기술) 트렌드가 시작되면 이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산업 중 하나가 성인 콘텐트 시장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성인물은 언제나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인터넷 발달 이후 상상을 뛰어넘는 시장으로 커졌고, 반대급부로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불어온 NFT 열풍에 따라 성인 콘텐트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플레이보이 토끼 로고 NFT 흥행  

플레이보이의 NFT. 사진제공=Playboy.

플레이보이의 NFT. 사진제공=Playboy.

성인 잡지의 대명사였던 플레이보이는 2020년 봄호를 마지막으로 폐간했습니다. 본업인 잡지 제작은 중단했지만 지난해 10월 토끼 로고를 활용해 발행한 NFT는 100억 원 이상 판매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수십 년간 만들어온 다양한 IP(지적 재산권)가 있어 NFT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와 매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미 블록체인 시장에는 여러 성인용 NFT 마켓플레이스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마켓플레이스는 소비자가 암호 화폐로 성인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NFT를 하나의 멤버십처럼 구성하기도 합니다. NFT를 보유한 사람은 다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해당 마켓플레이스가 발행한 별도의 암호 화폐로 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성인용 NFT는 NFP?

사진=Envato

사진=Envato

NFT 제작자는 NFT가 거래될 때마다 별도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마켓플레이스나 성인 콘텐트 제작사는 이러한 구조를 활용해 성인 배우에게 직접 NFT를 제작하도록 제안하거나 직접 NFT를 발행해 추가적인 매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NFT붐이 일어난 2021년을 기점으로 NFT 기반 성인 콘텐트 수와 관련 웹사이트가 크게 늘었습니다.

일부 성인물 사업자는 NFT라는 명칭 대신 NFP(Non-Fungible Porn)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영상과 이미지로 구성된 성인 콘텐트를 소유하면서 NFP 2차 거래 시장을 통해 추가 수익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보안성이 높은 성인 콘텐트를 제작하고 새롭게 소비하는 방식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NFT의 중요한 특징은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ID를 부여받고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출연자의 의사에 반하는 각종 인권 침해 저작물 제작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19금인데 누구나 볼 수 있는 허점

성인물 관련 NFT 마켓플레이스 홈페이지 캡처.

성인물 관련 NFT 마켓플레이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시장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NFT의 대표적인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는 특정 검색어로 검색할 경우 19금 NFT를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다른 NFT 마켓플레이스도 비슷합니다. 현재 블록체인과 NFT 기반 성인 콘텐트에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 미성년자 시청 및 기타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성인물에 해당하는 NFT에 대한 제한이나 규제도 아직 미비합니다.

몇몇 성인 NFT 마켓플레이스는 홈페이지 첫 화면부터 자극적인 이미지의 NFT를 내세우며 사용자를 유혹합니다. 합법적으로 제작된 성인 콘텐트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종의 멤버십으로 NFT를 판매하고 불법 성인물을 별도의 음성적인 경로와 사이트에서 거래하는 등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NFT를 제작해서 암호 화폐로 거래하는 일반적인 과정에서 벗어나 불법적인 요소와 프로세스가 추가돼 악용될 소지도 있습니다.

불법 콘텐트에 대한 자정 노력이 더해져 NFT가 새 수익원으로 부상할지, 이를 악용해 음성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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