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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거느린 LVMH 매출 압도적 1위…2·3위 합계보다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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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지난해 매출액 642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한화로 약 86조원에 달하는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던 가운데 달성한 호실적이라 더 눈에 띈다.

3일 AFP·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LVMH의 지난해 실적은 2020년 대비 44%,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LVMH가 거느린 주요 브랜드로는 루이비통·디올·펜디·셀린·로에베 등이 있다.

루이비통 영문 로고. 연합뉴스

루이비통 영문 로고. 연합뉴스

순이익 급증, 가격 인상 덕분?

LVMH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계속해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순이익이 급증했다. 지난해 LVMH는 120억 유로(약 16조원)의 순이익을 기록 했는데, 이는 2020년보다 156%, 2019년보다는 68% 급증한 결과다.

특히 주력 사업인 패션과 피혁 패션 매출이 2020년 대비 46%, 2019년 대비 42% 증가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계·보석 등의 매출은 2020년 대비 167%나 급상승했다. 지난해 1월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인수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최고 경영자(CEO)는 외신을 통해 “LVMH가 세계 명품 시장을 주도할 탁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오히려 국내 명품 수요는 증가했다. 잦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주요 명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오히려 국내 명품 수요는 증가했다. 잦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주요 명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뉴시스

업계에서는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으로 수익 악화에 대비해 명품 업계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명품 시장을 연구해 온 리서치 회사 번스타인의 루카 솔카(Luca Sloca)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을 통해 “브랜드가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고정 비용이 높은 사업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 또는 판매량을 늘리는 것으로 수익성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상위 10개 업체가 명품 산업 주도"

글로벌 TOP 10 명품 기업. *총매출 중 명품 매출만 따로 떼서 추산한 수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글로벌 TOP 10 명품 기업. *총매출 중 명품 매출만 따로 떼서 추산한 수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 연말 발표한 ‘글로벌 명품 산업 2021’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명품 기업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매출이 12.2% 감소했다. 점포 폐쇄, 소비자 수요 변화,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다. 100대 명품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다만 명품 업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 상위 100개 기업의 총 매출이 2520억 달러(약 303조4000억원)에 달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4%(1297억 달러)가 상위 10개 기업에서 일어났다.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흑자를 기록해 상위 100대 기업의 전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 딜로이트의 명품 산업 보고서는 디자이너 의류 및 신발, 명품 가방 및 액세서리, 명품 주얼리 및 시계, 명품 화장품 및 향수 등 개인 명품(개인용 사치재)만을 따로 떼 추산한 결과다. 고급 와인, 자동차, 미술품, 재판매 실적은 제외했다.

특히 독보적 1위로 꼽히는 LVMH의 경우 2위(케링)와 3위(에스티로더)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연결 기준 2020 회계 연도(1월~12월)에 LVMH는 339억700만 달러(약 40조9750억원)를 벌어들였으며, 이는 상위 100개 기업 전체 매출의 13.4%를 차지하는 수치다.

2020년 글로벌 TOP 100 명품 기업 통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20년 글로벌 TOP 100 명품 기업 통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에르메스 첫 TOP10 진입

지난 한 해 동안 명품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에도 회복력을 입증해 보였다. 전체적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상위 100개 기업 중 13개 기업이 여전히 두 자릿수 순이익률을 기록했고, 10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흑자를 기록했다. 딜로이트는 보고서에서 “선도적인 명품 기업들의 위치가 공고했다”고 의견을 냈다. 총 매출 50억 달러(약 6조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기업이 15개사에 달했으며, 이는 100대 명품 브랜드 전체 매출의 63%다.

2020회계 연도 기준, 에르메스가 글로벌 TOP10 명품 기업에 9위로 첫 진입했다. [중앙포토]

2020회계 연도 기준, 에르메스가 글로벌 TOP10 명품 기업에 9위로 첫 진입했다. [중앙포토]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프랑스 명품 기업들이 연결 기준 2020 회계 연도에 13%라는 놀라운 순이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이탈리아 기업들이 0.6%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프랑스 기업으로는 LVMH, 케링, 로레알 럭스, 에르메스 등이 있다. 에르메스는 2020년 기준 처음으로 매출 상위 10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딜로이트는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팬데믹 시기에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지닌 명품 기업이 회복 탄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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