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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처방’ 의혹 한 달 뒤…김혜경, 동일 약품 직접 처방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대리 처방’ 의혹과 관련돼 동일한 약품을 직접 처방받았다는 폭로가 3일 나왔다.

이날 JTBC는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인 A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토대로 김씨가 지난해 4월 경기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168일치 호르몬제를 처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해 4월 경기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씨가 비서진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약과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3일 JTBC가 보도한 처방전 관련 자료. [JTBC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해 4월 경기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씨가 비서진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약과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3일 JTBC가 보도한 처방전 관련 자료. [JTBC 캡처]

해당 호르몬제는 일반적으로 폐경 증상 완화 등을 위해 갱년기 여성에게 처방된다. 해당 약은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대화에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이었던 배모씨가 “사모님 약 알아봐주세요”라고 하자 A씨가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배씨에게 보낸 사진에 있는 약과 동일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4월 배씨 지시를 받아 병원 진료에 동행했고, 김씨가 치료를 받고 나올 때까지 차량을 대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배씨는 대리 처방 의혹이 불거지자 김씨가 아닌 자신이 해당 약품을 복용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배씨는 지난 2일 입장문에서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3일 “배씨는 과거 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었다”며 “생리 불순, 우울증 등 폐경 증세를 보여 결국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김혜경

김혜경

한편 김씨 논란과 관련해 이 후보는 이날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다만 사적 심부름은 “직원의 일”이라며 배씨 책임으로 돌렸다. 또한 “(경기)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면서 이 후보 부부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후보는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했다. 전날 KBS는 김씨가 지난해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 등을 구매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카드로 정육식당 등에서 일단 음식을 산 뒤 이튿날 점심시간에 찾아가 기존 카드를 취소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해 개인 구매가 아닌 회식용으로 보이게 하는 ‘꼼수’를 썼다고도 보도했다.

여권은 진화에 나섰지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2030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직장 내 갑질’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며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국민의힘은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후보 부부와 배모씨 등을 직권남용 및 강요죄, 의료법 위반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준석 대표는 성남시가 공금횡령 등 5대 비위행위로 한 번이라도 적발된 공무원을 퇴출하기로 했다는 2014년 9월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공금횡령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처벌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결연한 의지는 칭찬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에서도 “이번 사안은 단순히 정치적 사과나 셀프감사로 끝날 일이 아니다”(이동영 수석대변인)며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이 나왔다. 국민의당 신나리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미련 없이 후보직을 내려놓고 사퇴하길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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