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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나는 고발한다

중앙일보가 ‘저격’에 이어 ‘고발’에 나섭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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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리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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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세대 갈등이 첨예하던 2021년, 2030세대가 기성세대를 향해 던지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 칼럼 시리즈 ‘나는 저격한다’로 모바일 공론장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그대로 유치한 채 필진과 대상, 주제를 확장한 ‘나는 고발한다’를 오는 7일부터 새롭게 시작합니다.첫날엔 이 칼럼 기획을 관통하는 김재련 변호사 가족 이야기와 거대 노조를 비판하는 건설노동자 이두수의 거대 노조 비판 칼럼이 동시에 나갑니다. 이를 시작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매일(월~금요일) 각기 다른 이슈를 담은 칼럼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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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J’Accuse…!

프랑스의 지성 에밀 졸라(1840~1902)의 유명한 신문 칼럼 ‘나는 고발한다’를 아실 겁니다. 반(反) 유대주의와 강박적 애국주의가 판치던 혼란의 19세기 말, 졸라는 유대인인 드레퓌스 대위가 간첩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자 1898년 1월 13일 오로르(L’Aurore, 새벽)지에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합니다. 대통령에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이 칼럼에서 졸라는 “진실, 진실을 말하겠습니다…나는 역사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합니다. 침묵해서 평온한 삶을 사는 대신 징역형과 훈장 박탈로 이어지는 고발을 선택한 겁니다. “진실과 정의를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가 질식”되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가 없어서 진실을 은폐한 드클랑 중령을, 메르시에 장군을, 비요 장군을, 그리고 군사 법정을 고발하면서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어 냅니다. “지식인의 의무는 (침묵이 아니라) 말을 하는 것”이라던 당시 졸라의 문제 제기는 12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가 실린 1898년 1월 13일 '오로르(L'Aurore)'지.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가 실린 1898년 1월 13일 '오로르(L'Aurore)'지.

아닌가요.
미국 펜실베니아대 역사학자 소피아 로젠펠드는 “힘의 결과로 진실이 결정되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실과 허위의 구분이 사라진 미국에 관한 구절이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너무나 유사합니다. 특정 세력이 성역을 만들고, 합당한 비판까지 '혐오와 공격'이라고 낙인찍고 매도하면서 어떻게든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겁먹게 해서 입을 다물게 만드는 세태(조너선 라우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지식의 헌법』)는 딱 지금 우리의 얘기입니다. 만연한 자기 검열과 과잉 비난이 넘치는 사회에선 제대로 된 공론을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니,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대화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파편화된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침묵하지 않기로 한 필진, 그리고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발’을 시작합니다.

건설 노동자부터 금융 CEO까지 

'나는 고발한다'는 '나는 저격한다'가 드러낸 2030 세대의 도발적인 목소리를 넘어 보다 생생하고, 깊이 있고, 전문성 있는 칼럼을 통해 전 세대의 관심사를 아울러 토론의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필진을 크게 늘렸습니다. 현장의 뾰족한 비판을 담기 위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한 김재련 변호사, 이른바 '조국 흑서'인『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공동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SNS 좌표 찍기로 곤욕을 치른 광주 카페 대표 배훈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586세대 대졸 건설노동자 이두수, 한·일 양국을 경험한 건축사 남택(필명), 현직 경찰 달나라금토끼(필명), 연쇄 창업가인 의료정보 제공 앱 '강남언니' 창업자 홍승일, 학생 멘토를 자처하는 공신 강성태,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실장 등입니다.

386 대졸 건설노동자인 이두수의 글과 그림. [그림 이두수]

386 대졸 건설노동자인 이두수의 글과 그림. [그림 이두수]

이밖에 『공정한 보상』의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각각 학계와 현장에서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불거지는 다양한 이슈를 지속적으로 담기 위해 필진은 지속적으로 확대합니다.
소비 영역에 이어 정치적 세력까지 키우고 있는 2030의 목소리는 2022년에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나는 저격한다’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냈던 젊은 정치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 논객 박가분·노정태·박한슬·크로커다일(최일환), 에밀 졸라처럼 침묵 대신 고발을 택한 후 공무원 세계를 떠난 조국과민족(필명), 그리고 『K를 생각한다』의 임명묵은 계속 '나는 고발한다'에서도 기득권을 향한 일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여기에 젊은 여야 당직자 홍서윤·하헌기(더불어민주당)·신지예(전 국민의힘 새시대위 수석 부위원장)·박민영(국민의힘), 스탠퍼드대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학부생 홍태화가 합류했습니다. 투자에 관한 인류학적 보고서로 화제를 모은『개미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의 김수현 작가도 남다른 시각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독자도 필진으로 참여 

독자 여러분 역시 '나는 고발한다'의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사이트에 실린 '나는 고발한다' 칼럼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전문성을 더해주는 댓글을 달아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독자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필진으로 모실 예정입니다.

댓글이 단순히 감정의 배설장이 아니라 품위 있는 공론장의 한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나는 고발한다'는 기존 미디어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실험을 합니다. 고발하는 칼럼과 함께 다양한 패널 필진의 글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비판의 대상이 된 주체의 '공식반박', 직접 고발의 대상은 아니지만 칼럼을 비판하는 '인정불가', 칼럼에 동조하는 '반박불가' 글을 '고발' 칼럼과 함께 동시에 제공해 관련 사안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도우려고 합니다. '별별시각'에선 사안과 관련한 책 소개 등 다양한 시각을 곁들입니다. 패널 글은 중앙일보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읽을 수 있습니다.

숏폼부터 10칸 만화까지

청소하는 젊은 작가 김예지의 10칸 만화 중. [그림 김예지]

청소하는 젊은 작가 김예지의 10칸 만화 중. [그림 김예지]

이처럼 '나는 고발한다'는 내용 뿐만 아니라 독자에 다가가는 형식 면에서도 기존 미디어 오피니언 섹션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텍스트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필진의 주장을 담은 숏폼 동영상, 그리고 젊은 청소부의 시각을 일러스트로 담은 『저, 청소일 하는데요?』 김예지 작가의 ‘10칸 만화처럼 그림을 통해서도 독자 여러분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침묵하지 말고 고발에 참여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