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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큰 난치 간암에 수술보다 방사선색전술이 더 효과적

중앙일보

입력

간암 5년 상대생존율, 간암 발병 주요 원인,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간암으로 진행과정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2018년 국가암등록통계, 대한간암학회, 2017 국민건강영양조사]

간암 5년 상대생존율, 간암 발병 주요 원인,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간암으로 진행과정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2018년 국가암등록통계, 대한간암학회, 2017 국민건강영양조사]

암세포가 큰 간암 환자에게 방사선 색전술을 하면 수술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팀(삼성서울병원 신동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혜 교수, 서울대병원 김주연 전공의)은 방사선 색전술을 시술한 간암 환자 57명과 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500명을 비교 분석했다. 방사선 색전술은 암세포 크기가 5㎝ 넘고 한 군데 몰려있는 단일 결절 간암 환자에게 시술했다.

방사선 색전술은 방사성 물질인 ‘이트리움-90’을 탑재한 작은 구슬을 간동맥으로 암 부위에 투여한다. 이렇게 하면 종양 안쪽에서 방사선을 발생시켜 혈류를 차단해 암을 치료한다.

암 덩어리가 5cm 넘는 큰 간암은 예후(치료 후 경과)가 나쁘다. 표준 치료법으로 알려진 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의 30%가 2년 내 재발한다. 수술 후 간이 작아져서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어 간 절제 수술이 어려운 환자의 대체치료법으로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암의 크기에 비례하여 심한 발열과 복통 등의 부작용을 수반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는 우수한 방사선 색전술이 간 절제 수술의 대체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간암 방사선 색전술 모식도

간암 방사선 색전술 모식도

분석 결과, 생존 기간과재발 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첫 치료 후 38.4개월 후 방사선 색전술과 간 절제 수술 그룹의 사망률은 각각 21.1%, 20.4%였다. 또 첫 치료 후 2년간 누적 재발률은 각각 50%, 58.3%였다.

치료 후 부작용에 차이가 났다. 복통, 발열 등 부작용이 관찰된 환자 비율은 방사선 색전술 그룹 43.9%, 간 절제 수술 그룹이 100%였다. 입원 기간은 각각 3일, 12일이었다.

연구팀은 "난제 중 하나인 5cm 이상 단일 결절 간암에서 방사선 색전술의 치료 성적이 간 절제 수술과 비슷하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훈 교수(연구책임자)는 “국내외 진료 지침에서 간 절제 수술이 권장되는데, 방사선 색전술이 이것과 비교하여 충분히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지혜 교수(제1저자)는 “크기가 큰 간암의 근치 치료법은 절제 수술인데 절제 후 남은 간의 기능 저하나 재발 우려를 고려해 수술이 곤란한 경우가 많고, 간 이식도 제한적”이라며 “수술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대체치료로서 방사선 색전술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준교수(간암센터장)은 “간암은 재발률이 높고 완치가 어려운 만성 간염이나 간 경변을 동반한 환자가 많아 전신 상태와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크기가 큰 간암 치료에 부작용이 적은 방사선 색전술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소아기내과 이정훈,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혜교수, 서울대병원 김주연 전공의(왼쪽부터).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소아기내과 이정훈,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혜교수, 서울대병원 김주연 전공의(왼쪽부터).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이번 연구는 세계 핵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The Journal of Nuclear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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