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무원에 사적 심부름 논란 커지자…김혜경 “모두 제 불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이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김씨가 2일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김씨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배씨로부터)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김혜경씨 사적 심부름 논란은 지난달 28일 SBS가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A씨의 제보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자신이 경기도 총무과 소속이던 배모씨의 지시를 받아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텔레그램 대화를 공개했다.

관련기사

텔레그램 대화를 보면 배씨는 “사모님 약을 알아봐 달라”고 하고, A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2층 비서실 앞으로 갈까요”라고 한다. 또 A씨는 김씨가 자주 찾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에 가져가는 과정을 텔레그램을 통해 배씨에게 일일이 확인받기도 했다. A씨가 포장한 음식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씨는 “반찬?” “백김치랑 넣어줬는지 확인”이라고 했고, A씨는 반찬 사진을 찍어 올리며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다. 텔레그램에는 A씨가 냉장고와 옷장 사진을 배씨에게 찍어 보내면서 “사과를 여유 있게 넣어두고 속옷 양말 밑장빼기로 채워두고 양복 셔츠도 채워뒀다”고 한 대화도 있다. A씨는 “일과의 90% 이상이 김혜경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당시 배씨는 “공무수행 중 후보 가족을 위한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다분하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배씨는 이날 180도 다른 입장을 표했다. 김혜경씨가 입장문을 내기 직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라고도 했다. 다만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고, ‘음식 배달’에 대해선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라는 말을 두번이나 하면서 김씨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배씨 입장문은 단 한 구절도 수긍 가는 곳이 없는 엉터리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본인이 필요한 약이었는데 왜 김혜경씨 집으로 배달이 되나. 혹시 배씨가 김혜경씨의 집에서 함께 숙식하고 살면서 집사 노릇을 했다는 것을 고백한 것인가”라며 “알아서 음식을 배달시켰다면 김혜경씨는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경기도 공무원이 사다 줘서 먹었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혜경씨를 향해 “국민을 바보 취급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 해명을 믿으라며 배씨 뒤에 숨을 생각을 하는가”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