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를 왜 안동으로 옮겨?" 이재명 공약에 당황한 충남

중앙일보

입력 2022.02.02 13:00

업데이트 2022.02.02 15:38

이재명 "육사 안동 이전하겠다"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노원구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육사)를 경북 안동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하자 충남도가 난감해하고 있다. 충남도는 도 차원에서 ‘육사 유치추진위원회’까지 만들어 정부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14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육군사관학교 유치추진위 회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 충남도

지난해 4월 14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육군사관학교 유치추진위 회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 충남도

이재명 후보는 지난 1일 ‘육사 안동 이전’이 포함된 7대 경북지역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이날 안동을 찾아 “수도권에 있던 국방대학교가 충남 논산으로 이전한 바 있다”며 “육군사관학교 역시 서울에 있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안동에는 약 40만평 규모의 구 36사단 부지가 있으므로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한다면 안동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은 이 후보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에 충남도는 상당히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충남도는 지난해 4월 육사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육사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국방부·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육사의 논산 유치 당위성을 피력해왔다. 또 기자회견과 설명회 등을 통해 범국민 공감대도 확산에 주력해왔다.

충남도 육사유치추진위원회 만들어 총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해 11월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육사 충남 논산 유치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미래 육군을 이끌어 갈 정규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사관학교의 발전과 혁신은 국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육사 이전 3가지 조건인 국가 균형발전, 국방 교육 연계성, 이전의 성공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충남 논산이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육사 논산 유치’는 양승조 충남지사의 공약 사항이다.

육사유치추진위원장인 민주당 황명선 전 논산시장도 육사 논산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황 전 시장은 그동안 “중요한 건 논산에는 국방대와 육군훈련소 등 군 교육 관련 시설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라며 “중앙과 지역이 함께 잘 사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육사가 논산으로 오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해왔다.

양승조 지사 "논산에 계룡대와 육군훈련소 등 있어" 

장창우 전 논산경찰서장 페이스북.

장창우 전 논산경찰서장 페이스북.

논산에는 육군훈련소와 국방대·육군항공학교가 있고, 인근 계룡대에는 육·해·공 삼군(三軍) 본부가 들어서 있다. 논산 인근 대전에는 자운대(육군교육사령부·간호사관학교)를 비롯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방 관련 30여 개 연구·교육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충남도는 “논산을 중심으로 국방 관련 기관이 인접해 육사가 이전하면 산·학·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의 육사 이전 발언 관련, 충남도는 “내부 논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이 후보의 발언은) 지역 발전 철학 없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육사 이전은 우리나라 국방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서 "육사 안동 이전은 어이없다" 반응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연합뉴스

장창우 전 논산경찰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이가 없다”며 “지역마다 색깔이 있고, 전통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산은 계백 황산벌이 있고, 훈련소가 있는 무의 고장”이라며 “논산 계룡에 3군 본부도 있다. 국방대·국방산단에 이어 육사로 이어지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전 서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논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육사 이전 문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2020년 7월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육사 부지에 아파트 등 대규모 주택 건설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충남도 등이 육사 유치에 뛰어들었다. 육사 지방 이전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발전대책 방안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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