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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침침해" 부모님 이 말, 혹시 당뇨 있다면 살벌한 질환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 차입니다. 자주 뵙지 못한 부모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가족들의 달라진 모습, 무심코 지나쳤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습니다. 설을 맞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명의 도움을 받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윤전 교수의 도움을 받아 당뇨망막병증·황반변성·백내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부모님 시력이 갑자기 저하되면…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의 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침침하다’라고만 말씀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노화 현상의 일종인지 아니면 치료가 필요한 안과 질환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눈에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잘 챙겨드려야겠다는 다짐으로 끝내기 쉽다. 고령에서의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는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설 연휴, 부모님의 눈 상태를 여쭤보며 급격하게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얘기하시면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고령에서의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는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고령에서의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는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당뇨병 앓고 계시면 ‘당뇨망막병증’ 의심  

당뇨 합병증으로 실명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최대 원인은 바로 당뇨망막병증이다. 망막에 분포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여러 성분이 망막으로 새어 나와 망막부종을 일으키거나, 눈 속에서 출혈이 비정상적으로 쉽게 일어나도록 하는 신생혈관을 발생시켜 시력을 떨어지게 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몸 상태에 따라 시력이 달라질 수 있다. 피곤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시력이 호전되는 식이다. 하지만 좀 더 진행되면 검은 점이나 줄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거나 먹물 같은 검은 그림자가 생긴다. 질환이 진행되더라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당뇨를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필수적이다.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조절이 잘 안 되거나 고혈압 치료가 잘 안 되었을 때 또는 신장 질환, 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이 증가하고 일찍 생긴다. 당뇨 조절이 잘 됐더라도 그 기간이 15년 이상이라면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생겼다면 식이요법, 운동요법, 체중조절,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이미 진행된 당뇨망막병증에서는 레이저치료, 눈 속 주사와 수술을 제때에 시행해 실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윤전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안과 김윤전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글자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면 ‘황반변성’ 의심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의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50세 이상의 노년층에게 주로 발생하는 황반변성이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휘어져 보인다. 점차 진행되면 시력이 많이 저하되고 보고자 하는 부분이 어둡거나 왜곡되어 보인다.

황반변성은 10명 중 9명이 망막에 노폐물이 쌓여 흰 점으로 나타나는 건성황반변성이다. 10명 중 1명은 황반 아래 비정상적인 혈관이 자라는 습성황반변성이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가장 확실하게 알려진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그밖에 고령, 인종 및 유전적 요인, 염증 관련 요인, 비만, 영양 요인, 심혈관계질환 등이 있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행속도가 느리다. 건강한 식이요법과 금연, 운동 등 생활습관을 조절해 습성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 습성황반변성의 경우 주사 치료, 레이저치료 등을 진행한다. 황반변성으로 인해 일단 시력 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40세 이상의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황반변성 증상.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황반변성 증상.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안개가 낀 듯 흐려 보인다면 ‘백내장’ 의심

백내장은 사물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력 저하와 함께 낮에는 눈부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간혹 한쪽 눈을 가려도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단안 복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투명성을 잃게 된다. 그 외에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 외상, 스테로이드 사용, 자외선, 방사선 등이 원인이 되어 빠른 진행을 보일 수 있다.

백내장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시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면 수술이 필요하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도수가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수술 후 다음날부터 정상 시력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각막이나 망막 부종이 있을 경우 1~3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여러 형태의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어 있다. 안렌즈와 마찬가지로 원거리와 근거리를 다 잘 보게 해주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있고 난시를 교정해주는 인공수정체도 있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황반변성, 황반전막, 진행된 녹내장 등이 있거나 당뇨망막병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백내장 수술만으로 시력 회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안과 진단을 통해서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질환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회복이 제한적이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눈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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