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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일본 극우 '망언제조기' 이시하라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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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 AP=연합뉴스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 AP=연합뉴스

소설가 출신으로 일본 극우 정치인의 대명사로 불렸던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가 사망했다. 89세.

1일 교도통신은 이시하라 전 지사가 이날 도쿄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고베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 히토쓰바시대 재학 중 쓴 소설 『태양의 계절』로 일본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태양족'이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집필활동을 하던 중 자민당 소속으로 68년 참의원(국회 상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고, 4년 만에 중의원(하원) 의원으로 변신해 통산 9선 관록을 쌓았다.

이후 일본 극우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이름을 날렸고, 환경청 장관과 운수대신(교통부 장관 격) 등을 역임하고 자민당의 범파벌 정책집단인 '세이란카이'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89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섰다가 패했고, 95년 중의원 의원을 사직했다.

고인은 99년 도쿄도지사에 당선돼 13여년간 재임했다. 재임 중에는 인종·성 차별적 발언과 일본의 재무장 등 보수층을 자극하는 논리를 펼쳐, 일본의 보수 우경화를 주도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북 강경론이 한창 대두할 때는 일본 핵무장을 촉구하는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도쿄도지사 재임 중 올림픽 유치 활동을 펼쳤고, 2012년 4월 방미 중 도쿄도 차원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구입 의향을 밝혀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 4선 임기 중 갑자기 지사직을 내놓고 그해 11월 신당인 '태양의 당'을 만들어 당시 오사카 시장이던 하시모토 도오루 일본유신회 대표와 손잡고 중의원 선거를 통해 국정에 복귀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에 비례대표로 나섰다가 낙선하며 정계에서 물러났다.

한국에 대해서도 수많은 망언을 쏟아냈다. 2013년 6월 도쿄에서 한 가두연설에서 "위안부를 알선한 것은 상인들인데, 국가가 알선했다고 했다고 한 게 고노담화"라고 주장했고, 2014년 3월 기자회견에선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가 자위(자국 방어)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정계 은퇴 후에는 왕성하게 집필과 강연 활동을 이어갔다. 생전 자신이 비판하던 다나카 가쿠에이(1918~1993) 전 총리 생애를 일인칭으로 기술한 책 『천재』를 2016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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