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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저평가 탈출해야 하는데...자회사 IPO 도대체 언제 해?

중앙일보

입력

장이 영 불안해서 그렇겠죠? 안정적이면서도 누가 봐도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에 눈길이 갑니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확실한(=숫자로 이미 증명되는) 성장스토리도 갖춰야겠죠. 오늘 알아볼 기업은 LS입니다.

LS는 LS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네,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그 LS그룹이요. LS그룹, 많이 들어봤는데 주로 뭘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요? 그럴 법도 한 게 그룹 계열사 중 E1(LPG판매)과 LS네트웍스(프로스펙스로 알려짐, E1의 자회사) 정도 말고는 대부분 B2B 기업입니다.

LS 용산 타워. 셔터스톡

LS 용산 타워. 셔터스톡

LS는 원래 LS전선이었는데, 2008년 물적분할로 사업 자회사(LS전선·LS엠트론, 둘 다 비상장)를 떼어내고 순수 지주회사가 됐습니다. LS가 지배하는 자회사가 돈을 잘 벌면 덩달아 주가가 오르는 건데요. 실적이나 주가 면에서 가장 중요한 자회사는 역시나 LS전선(매출의 절반을 차지). 자, 이제부터 LS전선 얘기를 주로 해볼게요.

LS전선은 물론 전선(케이블)을 만듭니다. 국내 전선시장 점유율 1위.

전선이라니. 너~무 재미없고 올드하다고요? 맞아요. 전산산업은 성숙기이죠. 안정적이지만(전기를 쓰는 한 계속 필요) 수익성은 낮고요(원재료 가격에 연동되는 판매가격).

LS전선이 만든 해저케이블. 중앙포토

LS전선이 만든 해저케이블. 중앙포토

그런데 이 정체된 전선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으니. 다름 아닌 친환경. 좀더 구체적으로는 해상풍력입니다.

왜 풍력발전 중에서도 해상풍력이 대세인가는 삼강엠앤티 편에서 말씀 드렸습니다(요약하자면 ‘전 세계가 풍력발전기를 가지고 바다로 나가고 있다’는 스토리). 해상풍력 하면 하부구조물(삼강엠앤티)이나 타워(씨에스윈드), 터빈(두산중공업) 같은 부품이 일단 눈에 띄는데요. 보이지 않지만(해수면 아래 잠겨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해저케이블!

초장거리용 해저케이블. LS전선

초장거리용 해저케이블. LS전선

해상풍력 발전기가 아무리 잘 돌아가도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이를 위해선 전봇대만한 두께의 해저케이블이 엄청 길~게(100㎞ 이상 장거리) 필요한데요. 전 세계에서 이걸 만드는 회사가 4곳으로 압축됩니다(빅4). 이탈리아 프리즈미안(글로벌 1위 전선기업), 프랑스 넥상스, 일본 스미토모, 그리고 LS전선이죠.

미국·유럽·아시아 할 것 없이 각국이 해상풍력 단지 건설에 뛰어들면서 해저케이블 시장은 급성장 중. 2020년 23억 달러였던 시장 규모가 2025년 2배 수준(약 45억 달러)으로 껑충 클 거라고 합니다. 해저케이블은 당연히 일반 케이블보다 수익성이 좋은데요(영업이익률 3배). 특히 LS전선은 직접 포설(=케이블 설치)까지 할 수 있는데, 제조부터 시공까지 다 하면(턴키 수주) 더 쏠쏠하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돈이 된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해저케이블을 포설하는 모습. LS전선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해저케이블을 포설하는 모습. LS전선

해저케이블 수주는 물 밀듯 밀려드는 상황. 대만 해상풍력단지 물량은 이미 싹쓸이(?)했고, 최근 미국에서도 해상풍력 케이블을 수주했죠. 대만과 미국은 추가 수주 기대감도 큽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LS 주가를 보면 줄곧 내리막입니다. 아무리 지주회사여서 주가가 할인되기 마련이라고 해도 이렇게 주가가 힘을 못 쓰다니 좀 이상한데요. 경쟁업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주가가 지난해 11월 신고가를 썼는데, LS 주가는 10년 전의 반토막 수준.

그 이유는 LS전선의 IPO 기대감이 차갑게 식은 탓으로 보입니다. 보통 지주회사는 비상장 자회사가 IPO에 나설 것으로 기대될 때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요(물론 막상 IPO를 하면 자회사로 투자자 관심이 옮겨가지만). LS전선은 2010년에 IPO 계획을 밝히며 유상증자까지 했지만, 지금까지도 못 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LS전선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가 물린 소액주주들이 많았다죠...)

LS전선 비상장 주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투자에 신중하시길... 셔터스톡

LS전선 비상장 주식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투자에 신중하시길... 셔터스톡

그래서 LS전선 IR담당자에게 취재했습니다. IPO 대체 언제나 하냐고요. 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현실적으로 내년까지는 어렵다”였습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관련 투자를 다 마치고, 그게 이익으로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에 IPO를 한다는 계획이라는데요. 그 시점이 오기까지 빠르면 2~3년이 걸릴 거고, 어쩌면 더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거죠.

결론적으로 LS는 친환경이란 새로운 성장동력(전기차에 들어가는 ‘권선(코일)’도 신사업)을 찾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국내외 동종업계(전선) 대비 주가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요. 다만 자회사 IPO라는 이벤트가 당분간 없을 거란 게 문제. 화끈한 한방을 좋아하는 분에겐 안 맞을 수 있겠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저평가 우량주' 꼬리표, 이제 좀 뗄 때가 됐는데~

이 기사는 1월 2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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