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을 못 자겠다"는 노부모님…낮잠 아닌 뜻밖의 질병 탓

중앙일보

입력 2022.01.31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어느덧 3년 차입니다. 자주 뵙지 못한 부모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가족들의 달라진 모습, 무심코 지나쳤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습니다. 설을 맞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명의 도움을 받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주명수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의 도움을 받아 수면 장애 뒤에 숨겨진 질환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는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의 위험을 높여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노인의 경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돼 민첩성이 더욱 저하된다. 이로 인해 노인 낙상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또 만성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도 커진다.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로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부모님이 밤에 잠을 자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주 깨는 모습이 보인다면 수면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비뇨기 건강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다리가 불편해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계신 건 아닌지 확인해보자.

충분하게 자도 일어나기 힘들거나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경우 ‘수면의 질’이 낮은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 셔터스톡]

충분하게 자도 일어나기 힘들거나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경우 ‘수면의 질’이 낮은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 셔터스톡]

소변 줄기가 가늘고 중간에 끊긴다면

전립선비대증은 방광 아래 밤톨 모양으로 생긴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을 말한다.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면 전립선이 점점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좁아진 요도는 소변 줄기를 가늘고 약하게 만든다. 그로 인해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아 힘을 줘 소변을 봐야 하고, 소변 줄기가 중간에 끊어졌다 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요도 옆 부위로 비대현상이 집중되기 때문에 50대 남성의 경우 50%, 60대는 60%, 80대를 넘어가면 80%가 전립선비대증을 겪게 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남성호르몬의 변화, 전립선 성장 인자의 변성 및 노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 비대증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우선 화장실 출입 횟수와 소변줄기를 체크해봐야 한다.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고, 야간에도 소변 때문에 일어나게 되고,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보기 시작하는데 한참 걸리고, 소변이 중간에 끊기거나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을 때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할 수 있다. 비교적 약한 증상이 있을 때는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혈뇨, 염증, 수신증 등의 합병증이 유발되면 내시경을 이용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소변은 적당히 참고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전립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틈틈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뜨거운 물에 좌욕하는 것은 긴장된 근육 이완에 도움을 준다. 그 밖에도 전립선 건강을 위해 채소와 과일, 콩 등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되, 육류 등 동물성 지방은 과하게 먹지 않도록 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주명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주명수 교수

소변 자주 보고 참을 수 없는 느낌 받는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낮추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알려진 당뇨보다도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리는 질환이 바로 과민성 방광 증후군이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중년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앓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데도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흔하며, 일부 환자는 화장실 가는 도중에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까지 동반하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은 일상생활의 여러 부분에 지장을 주는데, 평균 두 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가느라 일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특히 자는 도중에도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기 때문에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누적된다. 절박성 요실금을 동반한 환자들은 소변이 언제 샐지 몰라 매시간 전전긍긍하기 일쑤라 밤에도 깊게 잠들기 힘들다. 정신적으로도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대인관계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수 있다.

부모님이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을 여러 번 받으신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하고 비뇨기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과민성 방광을 진단 받으면 먼저 체중감량, 카페인 섭취 제한, 배뇨 습관 개선 등 증상을 완화하는 행동치료를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도 진행한다. 시간을 갖고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자기 전 다리가 불편해 잠들기 어렵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은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들기 전에 누워 있을 때 다리가 근질거리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과 다리가 당기고 쑤시는 통증,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팔, 어깨 등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밤에 특히 심해져 수면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때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를 움직여 주거나 주물러 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서 나타난다고 여겨진다. 도파민이 만들어지는 데 철이 필요하므로 철분 부족도 원인으로 판단된다. 다리에 충분하지 못한 혈액 공급, 말초 신경증과 같은 신경 손상, 당뇨병, 빈혈, 신장병, 전립선염 및 방광염 같은 질병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밤에 가끔 나타난다면 발과 다리 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수면 장애까지 동반된다면 수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철분 결핍이 있는 경우 철분 제제를 투여하게 된다. 도파민 제제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 제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대개 1~2주 내에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후에 약물을 복용해야 하며 마사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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