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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음식이라고? 값 미쳤다" 1년새 7번 올린 냉면, 도대체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물가상승의 여파로 외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외식 품목 중에서도 냉면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끊임없이 상승했다. 더는 ‘서민음식’이라 부르기 민망해졌다.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냉면이다. 지난해 8월 9일 서울 명동의 한 냉면가게에서 판매중인 냉면. 연합뉴스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냉면이다. 지난해 8월 9일 서울 명동의 한 냉면가게에서 판매중인 냉면. 연합뉴스

8% 오른 냉면값, 1만원 시대

2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냉면 평균 가격은 9731원이다. 평양냉면 외에 메밀 함량이 낮은 냉면까지 모두 포함했음에도 1만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매달 진행하는 외식가격 조사에서 냉면 가격은 총 7번 올랐다. 가격이 안 오른 달보다 오른 달이 더 많다. 전월 대비 가격 하락이 있었던 달은 한 번도 없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평균 냉면 가격은 9000원이었다. 1년 새 731원(8.1%)이 상승했다.

냉면 중에서도 고가로 꼽히는 평양냉면의 경우 서울 유명 식당에서는 일찌감치 가격이 1만5000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전국에 매장이 있는 한 평양냉면집은 메밀 100% 순면을 쓰는 냉면을 한 그릇 1만7000원에 판매한다. 우래옥·을밀대 등 알려진 식당의 평양냉면 가격도 모두 1만3000원이 넘는다.

냉면 가격 상승을 이끈 건 메밀값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정보를 보면 최근 조사가 진행된 지난해 10월 1일을 기준으로 수입 메일 도매가격은 kg당 4500원이다. 1년 전(2943원)보다 52.9% 올랐다. 국산은 수입산보다 2배 이상 비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8.6%가 오른 한우(양지)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1년 새 오른 주요 외식품목 가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년 새 오른 주요 외식품목 가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8개 중 7개 올랐다, 자장면도 8%↑

가격이 오른 건 냉면만이 아니다. 소비자원은 일상생활에 밀접한 음식으로 8개 품목을 꼽아 가격을 고시한다. 국민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8대 외식품목 중 지난해 가격이 안 오른 건 1개뿐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삼겹살·비빔밥·자장면·김치찌개·김밥·칼국수가 모두 비싸졌다. 삼계탕만 예외다.

2020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지난달 자장면 가격은 5269원에서 5692원으로 423원(8%) 상승했다. 냉면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 폭이다. 김치찌개 백반은 6731원에서 7077원으로(5.1%), 비빔밥은 8731원에서 9154원으로(4.8%) 올랐다. 서울 외곽이나 동네 저렴한 백반집까지 표본에 포함된 것으로 도심이나 회사 인근 식당에선 이보다 가격이 비싸게 형성된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외식물가는 2.8% 올랐는데, 특히 연말 상승률이 가팔랐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지난해 11월은 4.1%, 12월은 4.8%가 상승했다. 정부는 물가상승 흐름이 올해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수요가 급등해 물가 영향을 미치는 설 명절로 인해 올해 초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의 물가관계회의는 이달 들어서만 4차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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