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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부작용 걱정하면 진짜 생긴다…"3분의 2는 심리적영향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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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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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완료율이 국내 전체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25일), 접종 뒤 이상 반응 의심 신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의 '47주차 코로나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주간분석결과'(27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접수된 이상 반응 의심 신고건수는 44만623건(누적 접종 건수 1억1226만7383건 기준)으로 나타났다. 접종 10만건당 392.5건의 이상 반응 의심 신고가 이뤄지는 셈이다. 한 주 전 접종 10만건당 이상 반응 신고 건수(394.5건) 보다 소폭 줄었다.

접수된 이상 반응 의심 신고 중 접종부위 통증이나 두통·오한·근육통·발열 등 일반이상 반응은 96.2%였고, 아나필릭시스 등 중대 이상 반응을 보인 경우는 3.8%였다. 접종 차수별 이상 반응 의심 신고건수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차 접종자의 경우 일반이상 반응 95.8% 중대이상 반응 4.2%, 2차 접종자의 경우 일반 96.9% 중대 3.1%, 3차 접종자의 경우 일반 96.3% 중대 3.7% 등이었다.

보건당국은 접종부위 통증이나 두통 등 가벼운 이상 반응의 경우 정상적인 면역형성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진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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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의대팀 "부작용 3분의 2는 노세보"

이런 가운데 접종한 뒤 두통·피로 등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난 건 백신 자체의 부작용이 아닌 심리적 영향 탓이란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테드 캡트척(Ted Kaptchuk)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호소한 일반적인 부작용 중 3분의 2 이상은 '노세보 효과'(nocebo effect) 탓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내용은 지난 18일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JAMA Network)에 게재됐다.

'노세보 효과'는 약효에 대한 불신, 부작용 우려 등 '부정적 믿음' 탓에 실제로도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역플라세보 효과'라고도 하는데, 가짜 약을 먹고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 덕에 진짜 병세가 호전되는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의 반대개념이다. 캡트척 교수는 약효의 심리적 영향을 분석하는 '플라세보'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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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 76%, 2차 접종 52% '노세보' 나타나

연구팀은 미국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12건을 분석한 결과, 1차 접종 뒤 나타나는 일반적 부작용 중 76%와 2차 접종 후 부작용 중 52%가 '노세보 효과' 탓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선 혈전·심근염 등 물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중증 부작용은 배제하고, 경증 부작용만 분석했다.

분석한 임상시험 12건에는 실제 백신 접종자 중 2만2802명, 가짜 백신 접종자(위약군) 중 2만2578명의 부작용 보고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실제 백신 주사를 맞은 사람이 겪은 부작용 중 노세보 효과로 나타나는 비율을 추산했다.

1차 접종에서 위약군의 35%가 피로·두통 등 '전신부작용'을 보고했고, 16%는 주사부위가 붉게 변하거나 붓는 '국소부작용'이 나타났다. 진짜 백신 접종자는 46%가 한 가지 이상의 전신 부작용을 호소했고, 3분의 2에서 국소 부작용이 일어났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백신 접종자에게서 나타나는 전신 부작용의 76%는 '노세보 효과'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2차 접종에선 위약군 중 전신부작용 32% 국소부작용 12%로 나타났고, 실제 백신 접종자의 경우 전신부작용 61% 국소부작용 73%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실제 백신 접종자의 부작용 중 52%가 노세보 효과로 추정됐다.

"접종 불안감이 신체 변화시킬 수 있어"

캡트척 교수는 "두통·통증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며 "연구결과 이 이 같은 부작용은 일상적인 통증을 백신 부작용으로 오인하거나, 접종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신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학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번 연구가 '노세보 효과'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알려, 일반인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걱정과 백신 기피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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