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딸기 A to Z…흰 그릇에 담아야 하는 이유부터 보관팁까지

중앙일보

입력 2022.01.29 09:00

업데이트 2022.03.25 09:24

최근에는 동네 슈퍼나 마트, 백화점 식품관과 온라인상점에서 딸기 품종을 골라 살 수 있다. 원하는 품종을 취급하는 딸기농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산 품종 종류부터 싱싱한 딸기를 고르는 법, 맛있게 먹는 법을 소개한다.

1. 어떤 품종이 있을까?

딸기는 품종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다르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는 품종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다르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 신품종을 개발할 때 첫 번째로 보는 것은 고품질의 과실 생산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는 “당도와 경도가 높아 유통성이 좋은 딸기를 생산해야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은 병해충에 강한 품종이다. 이를 위해 야생종 딸기를 도입해 새 품종을 개발하기도 한다. 야생종 딸기가 재배종 딸기와 다른 맛과 향, 색소, 그리고 병해충 저항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산 딸기 품종 16가지

① 설향: 2005년 충남농업기술원. 일본 품종 아키히메와 레드펄을 교배해 만들었다. 설향이란 이름은 ‘눈 속에서 빨갛게 익은 맛있는 딸기’란 의미다. 생육이 왕성하고 병해충에 비교적 강하며, 수량이 많고 과일이 큰 대과성(평균 과중 21g) 품종이라 농가에서 선호하는 품종이다. 다만 경도가 다소 낮다. 당도가 높진 않지만(보통 10.4브릭스. 겨울에는 당도가 더 올라간다) 겨울에는 산도가 낮고 과즙이 많아 상쾌한 맛이 있다.

산도가 낮고 과즙이 풍부한 설향. 사진 농촌진흥천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산도가 낮고 과즙이 풍부한 설향. 사진 농촌진흥천국립원예특작과학원

② 금실: 2016년 경남농업기술원. 매향×설향을 교배한 중대과성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평균 당도(11.4브릭스 정도)가 높다. 신맛보다 단맛이 강하며 설향보다 딸기향이 진하다. 자세히 맡아보면 은은한 복숭아 향, 혹은 허브향 같은 냄새가 난다. 경도가 높아 씹는 맛이 있다. 비타민C와 안토시아닌 함량이 풍부한 품종이기도 하다.

딸기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좋은 금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향이 진하고 씹는 맛이 좋은 금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③ 죽향: 2012년 담양군농업기술센터. 매향×레드펄을 교배해서 만들었다. 향이 진하며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금실과 마찬가지로 중대과성(평균 17.2g) 품종이며 비타민C가 풍부하다. 12월부터 출하되는 품종으로 과피(겉부분)가 단단해서 유통에 유리하다.

과피가 단단한 죽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피가 단단한 죽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④ 매향: 2001년 충남농업기술원. 설향보다 먼저 육성한 딸기다. 도치노미네×아키히메를 교배했다. 과실이 단단해 주로 수출에 주력하는 품종이다. 고품질의 과실 생산이 가능하지만, 병해충에 약하고 환경 영향에 민감한 편이라고 한다. 당도는 12.4브릭스 정도로 높고 산미는 적다.

과실이 단단해 수출에 주력하는 매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실이 단단해 수출에 주력하는 매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⑤ 킹스베리: 2016년 충남농업기술원. 평균 과중 30g의 특대과성 품종이다. 즉, 크기가 크다. 설향의 1.5배 정도 크기로, 먹으면 포만감이 있다. 경도가 낮은 대신 과육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단맛과 함께 특유의 향이 난다. 복숭아향과 더불어 사과향, 파인애플향도 느낄 수 있다. 완전히 익을수록 신맛이 적고 단맛이 강하다.

열매가 크고 당도가 높은 킹스베리. 사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열매가 크고 당도가 높은 킹스베리. 사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⑥ 고슬: 2016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고슬은 제주도 방언으로 ‘가을’이란 뜻이다. 7월 아주심기 후 9월 추석에 수확하는 가을‧겨울 품종이다.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반려식물로 키우기에도 좋다고 한다. 열매가 크고 당도가 높으며, 단단하다.

⑦ 메리퀸: 2017년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설향×매향의 교배 품종으로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다. 과육이 치밀해서 씹는 맛이 있다. 경도도 단단해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다. 무엇보다 딸기 모양이 예뻐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품종 특성은 우수한데 재배 농가에 따라 상품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⑧ 아리향: 2017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평균 무게는 24~30g 정도의 대과성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50% 이상 크기도 한다. 단맛은 설향과 비슷한 10.4브릭스 정도이고 신맛과 적당한 밸런스를 이룬다. 크기가 크고 경도도 단단한 편이라 선물용으로 좋다.

⑨ 알타킹: 2017년 경북농업기술원. 크기가 큰 대과성 품종이다. 꽃 피는 시기가 빠르며 수량성이 높고 과실이 단단해 유통성이 좋다. 복숭아향, 또는 꽃 향 같은 향긋한 냄새가 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단맛이 난다. 약간 덜 익은 듯할 때 먹으면 가장 맛있다고 한다.

⑩ 비타베리: 2018년 충남농업기술원. 오렌지빛이 도는 빨간색이 특징이다. 이름처럼 비타민C가 풍부한데, 설향보다 33.4% 높다고 한다. 당도도 높은 편이라 새콤달콤한 맛의 조화가 좋은 딸기다. 은은한 복숭아향과 가벼운 꽃 향을 가지고 있으며 식감은 아삭하다.

식감이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의 조화가 좋은 비타베리. 사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식감이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의 조화가 좋은 비타베리. 사진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⑪ 숙향: 2012년 충남농업기술원. 대과성 품종이다. 이름은 ‘익을수록 맛있는 딸기’란 뜻이다. 색깔이 짙고 과일이 단단해 물러짐이 거의 없다고 한다. 3월 이후의 고온에도 품질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당도는 7.2~8.7브릭스 정도로 높지 않지만, 신맛이 적다.

⑫ 두리향: 2017년 충남농업기술원. 숙향×매향을 교배한 품종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독특한 향이 있다. 대과성 품종이며 당도와 경도는 설향보다 약간 높은 편이고 신맛은 적다.

⑬ 하이베리: 2017년 충남농업기술원. 과실 모양이 양호하고 독특한 향기가 있어 풍미가 좋다.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김현숙 팀장에 따르면 “묵직한 꽃향과 장미향이 난다”고 한다. 당도가 높고 새콤달콤한 맛이 있으며 과피(겉부분)가 단단해 봄철에도 저장성이 높다.

⑭ 써니베리: 2017년 충남농업기술원. 숙향×매향을 교배했다. 두리향과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다. 평균 과중은 15g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다른 품종에 비해 경도가 단단하고 기형과 발생이 적다. 저장성이 좋아 수출용으로 기대받고 있다.

⑮ 대왕: 2010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당도는 11.1브릭스 정도로 특별히 높진 않지만, 신맛이 낮고 과즙이 풍부해 상쾌한 맛이 난다. 색깔은 선홍색이며 겉모양이 좋고 경도가 높다. 수량성보다 고품질에 중점을 둔 딸기다. 육질이 치밀해 씹는 맛이 있다.

⑯ 싼타: 2009년 경북농업기술원. 매향×설향을 교배한 품종이다. 평균 23g의 대과성 품종이며 10월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밝은 선홍색을 띠며, 향과 과즙이 풍부하다. 12월~2월 중에는 단맛과 풍미가 좋으며 저장 유통성도 좋다.

※1~5번은 2021년 기준 국내 점유율 순이다. 6번부터는 국내 점유율이 1% 미만인 품종들로 순서는 상관없다.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의 농업기술원에서 육종한 품종만 취급했다. 주로 농촌진흥청 자료를 토대로 했으며 맛 테스트에 참여한 피실험자들, 도움말을 준 취재원들의 의견을 참고했다.

2. 어떤 것을 고를까?

딸기는 작은 것보다 큰 게 맛있다. 사진은 매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는 작은 것보다 큰 게 맛있다. 사진은 매향.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는 작은 것보다 큰 게 맛있다. ‘우공의딸기정원’ 곽연미 대표는 “제대로 키웠다면 알이 큰 딸기가 품고 있는 당 함유량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당연한 말이지만 싱싱한 딸기가 가장 맛있다. 싱싱한 딸기는 모양이 고르고, 붉은색 표면에 윤기가 있다.

딸기연구소 김현숙 팀장은 “씨가 다이아몬드 패턴을 이루며 고르게 박힌 것이 좋은 딸기”라고 설명한다. 사실 본래 딸기의 열매는 ‘씨’다. 우리가 열매라고 생각해 먹는 부분은 ‘화탁’이 자라서 육질화된 것으로, 정확히는 ‘위과(헛열매)’다. 화탁이나 화상, 꽃턱이라고 하는데, 꽃받침과 꽃잎, 수술, 암술 등 꽃의 모든 기관이 달린, 꽃자루 위쪽의 볼록한 부분을 말한다. 김현숙 팀장은 “애초에 씨(그러니까 원래의 열매)가 많아야 큰 딸기가 만들어진다. 보통 처음에 피는 1번 꽃에 씨가 많다”고 설명한다.

좋은 딸기는 붉은 착색이 과실 끝까지 고르게 퍼져있는 편이며 꽃받침이 마르지 않고 진한 초록색이어야 한다. 그런데 딸기의 색은 품종마다 조금 다르긴 하다. 예를 들어 알타킹은 덜 익은 듯할 때가 당도가 높은 편이다. 새빨간 딸기에 비하면 미세하게 선홍빛 느낌이 있다. 비타베리 역시 오렌지빛의 빨간색을 띤다. 하여간 품종이 가진 고유의 색깔이 선명한 게 좋다.

보관할 때는 꼭지를 때지 않고 서늘한 곳에 둔다. 시간이 지날수록 딸기의 윤기가 사라지기 때문에 빨리 먹는 게 가장 좋다. 최수현 연구사는 “보관할 때는 수분이 마르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면서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딸기가 담긴 용기를 비닐로 한 번 더 감싸 냉장 보관하면 평소보다 2~4일 더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또, 딸기는 먹기 전에 씻는다. 초록색 꼭지는 물에 씻은 후 떼어야 수용성비타민이 덜 파괴된다.

3.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

곽연미 대표는 “딸기를 슬라이스해서 샐러드로 만들면 맛있다”고 말한다. 드레싱은 올리브오일을 써서 강하지 않게 만들고 여러 가지 채소를 더하면 새콤달콤한 샐러드가 완성된다. 김현숙 팀장은 “딸기에 든 비타민C와 신맛을 담당하는 유기산 같은 성분을 배가하는 것이 우유와 생크림이다. 비타민C와 유기산은 우유에 든 칼슘과 철분 흡수를 돕는다. 또 생크림과 우유가 유기산의 신맛을 중화한다”며 “딸기가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최수현 연구사도 비슷한 말을 한다. “신선한 딸기는 생과로 먹지만, 시간이 지나 무른 딸기는 포크로 으깨서 우유와 섞으면 맛있는 생딸기 우유가 된다”고 한다.

생딸기 우유를 만들 때는 으깬 딸기:우유의 비율이 1:1이거나 1:1.5 정도가 적당하다. 우유를 많이 넣으면 싱거워지기 때문이다. 또, 요즘 딸기는 달아서 꿀이나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맛있다. 한 가지 더, 금실이나 메리퀸처럼 경도가 높은 딸기는 으깨는 데 생각보다 힘이 든다. 과육이 부드러운 설향이나, 킹스베리가 적당하다.

딸기는 흰색과 잘 어울린다. 실제로 흰 접시에 담으면 딸기가 더 달게 느껴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딸기는 흰색과 잘 어울린다. 실제로 흰 접시에 담으면 딸기가 더 달게 느껴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마지막으로 빨간 딸기는 우유의 흰색과 참 잘 어울린다. 딸기가 주는 향긋한 냄새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결국 ‘단맛’이다. 그리고 믿기지 않겠지만 흰 접시에 담으면 딸기 맛이 더 달게 느껴진다고 한다. 옥스퍼드대학의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가 쓴 『왜 맛있을까』에 그 실험 결과가 설명돼 있다. “똑같은 딸기 무스라도 검은 접시보다 흰 접시에 담아냈을 경우 10% 더 달고, 15% 더 풍미가 좋으며 훨씬 더 마음에 든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이다. 그러니 딸기를 먹을 때는, 꼭 흰색 접시에 담아서 먹도록 하자.

도움말=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김현숙 팀장·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우공의딸기정원 곽연미 대표
참고서적=『2018 딸기 수출 길라잡이(농촌진흥청)』 『농업기술길잡이 딸기 40 개정판(농촌진흥청)』 『지역에 스며든 우리 품종 이야기(농촌진흥청)』『왜 맛있을까』

이세라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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