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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앞선 尹, "기회달라"는 李…"설 직후 조사가 가늠자”[토요풍향계]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설 연휴 밥상머리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 한주였다.

이 후보의 키워드는 반성과 쇄신이었다. 24일 이 후보의 측근 그룹인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문진석·임종성·이규민·김남국 의원)가 “이 후보가 당선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25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와 종로·안성·청주 3곳의 보궐선거 무공천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도 25일 직접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정치적 고향인 경기 지역 유세를 하면서 “지금부터 정말로 변하겠다. 한 번 더 기회 달라”며 읍소도 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 후보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정책 공약을 쏟아냈다. 24일부터 탈원전 백지화, 미세먼지 30% 감축, 주식양도세 폐지 등을 직접 발표했다. 이 후보가 25일 정치 쇄신을 약속하자 27일 윤 후보는 ‘기존 청와대 해체’ 공약을 내 맞불을 놓았다.

설 연휴 직전 발표된 두 전화면접 여론조사(한국갤럽, NBS)에서 두 후보는 접전 상황을 이어갔다. 한국갤럽이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35%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올랐고, 윤 후보는 2%포인트 올랐다.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역·세대별로 지지율을 분석했을 때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 유일하게 우열이 뒤집혔다. 지난주 충청권 지지율은 이 후보 17%, 윤 후보 41%였는데, 이번 주는 이 후보 35%, 윤 후보 33%가 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충청권은 윤 후보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동시에 민주당이 지역구 의원 조직에서 우세한 지역이라 작은 이슈에도 민심이 크게 출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주는 이 후보의 정치 쇄신 약속과 눈물의 읍소 메시지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다만 표본 수가 적어서 단정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해 2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도 이 후보 35%, 윤 후보 34%로 박빙 상황이 이어졌다.

윤 후보에 유리한 경향성을 보여온 ARS 방식 조사(리얼미터, KSOI, 코리아정보리서치)에선 윤 후보가 지지율 40%대에 선착했다. 리얼미터가 26일 발표한 조사에선 윤 후보 44.7%, 이 후보 35.6%로 윤 후보가 지난주 접전 상황을 깨고 한 걸음 앞서갔다.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선 윤 후보가 10%포인트까지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배철호 위원은 “윤 후보가 전통적으로 대선 승리 안정권으로 평가하는 40%대에 들어왔지만 이번 대선은 단기간에 지지율 변동이 매우 큰 특징을 보이고 있어 과거와 달리 승기를 굳혔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귀국하는 딸 안설희씨를 마중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아내 김미경 교수

귀국하는 딸 안설희씨를 마중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아내 김미경 교수

지난주 상승세가 주춤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이번 주 하락세가 뚜렷했다. 한국갤럽과 NBS 조사에서 모두 전주보다 2%포인트 빠진 15%와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6일 리얼미터 조사선 한자리수(9.8%)가 됐다. 안 후보는 이번 주 아내 김미경 교수와 딸 안설희씨를 선거 운동 전면에 내세워 가족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와의 대비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여야 선대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설 연휴 뒤에 나오는 여론조사가 3월 9일 최종 승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 연휴 중 열릴 가능성이 큰 양자토론 등이 변수다.

설 연휴 유세 전략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지지율 35%대 박스권을 돌파해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인 41%까지 도달하는 게 승리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2030세대, 서울 지역 유권자 등 이탈한 민주당 지지층을 복원하는 데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광주에서 이 후보가 연설 중 “어머니, 아버지들이 아들, 딸에게 전화해달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는 지지율 격차를 더 벌려 1위를 굳히는 전략을 펼 전망이다. 50만 책임 당원에겐 ‘AI 윤석열’을 이용해 설 인사 메시지를 보내고, 귀성 행렬이 시작하는 29일이나 30일엔 호남선이 출발하는 곳에서 인사를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엔 생활밀착형 공약을 담은 쇼츠(짧은 동영상)를 배포할 계획이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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