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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임진강 빙애여울의 상서로운 새, 두루미 보며 새해소망 빌어요

중앙일보

입력

두루미로 불리는 학(鶴)은 조상 대대로 길조(吉鳥)로 여긴다. 사람에게 복되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알려 주는 새로 간주하고 있다. 선학(仙鶴)·단정학(丹頂鶴) 등으로도 불린 학은 예부터 신선이 타고 다니는 신성한 새로 여겼다.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영물로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학은 예부터 연하장과 예복에 단골로 등장하며 상서로운 겨울 철새로 반긴다.

무병장수 상징하는 영물

이런 두루미를 요즘 생활 주변에서 거의 보기 어렵다. 개체 수가 줄어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됐고 워낙 성격이 예민해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접경지역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일대에서만 간간이 보였다. 게다가 매년 700여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가 겨울을 나는 경기 연천군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월동지도 2년여 동안 생태 관광이 사실상 막혀 있다 보니 더욱 눈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의 두루미 한쌍이 구애의 ‘학춤’을 추는 모습.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의 두루미 한쌍이 구애의 ‘학춤’을 추는 모습. 이석우씨

설 연휴에 상서로운 두루미의 생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임진강 빙애여울 두루미’ 영상으로 그런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길조인 두루미의 생태를 감상하며 새해 소망을 빌어보면 어떨까.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월동지는 최적 서식 환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은 세계적인 두루미 월동지다. 매년 겨울이면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겨울을 난다. 빙애여울은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희귀 겨울 철새인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이곳은 군사분계선에서 3㎞ 정도 거리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 지역이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의 두루미.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의 두루미. 이석우씨

두루미는 직선거리로 1000km 이상 떨어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매년 11월 초부터 날아든 뒤 이듬해 3월 중순까지 월동한 뒤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재두루미도 비슷한 기간 유사한 경로로 월동을 위해 빙애여울을 찾는다.

빙애여울은 강이 얼음장으로 변하는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얕은 수심의 강물이 흐른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강가 10∼30㎝ 깊이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서 주로 지낸다. 두루미는 여울에서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와 재두루미 700여 마리가 월동 중이다.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와 재두루미 700여 마리가 월동 중이다. 이석우씨

여울과 산기슭 율무밭에서 지내며 먹이활동  

강가 산기슭 율무밭에서는 추수 후 떨어진 율무를 먹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이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임진강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이채로운 생태다. 그래서 임진강 두루미는 ‘등산 두루미’로도 불린다.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상공을 날고 있는 두루미. 이석우씨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내 임진강 빙애여울 상공을 날고 있는 두루미. 이석우씨

하지만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 겨울까지 2년이 넘도록 일반 무료관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루미 탐조대가 마련된 인근 ‘임진강평화습지원’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면서 2019년 10월부터 연천 지역 민통선 내 생태 견학과 안보 관광이 2년 3개월간 전면 중단된 뒤 최근 지역 여행업체를 통한 관광만 제한적으로 허용된 때문이다.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빙애여울 일반 관광, ASF 등으로 2년 넘게 중단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현재 연천 민통선 지역에서는 방역 활동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고 도로변의 제한된 장소에서만 민통선 관광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ASF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 등 관계 당국은 이전처럼 신분증만 지참하면 누구든 편리하게 민통선 관광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즉각 조처해야 한다”며 “낙후된 접경지역의 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일반 방문자에 대한 연천 민통선 생태·안보 무료 관광도 즉각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우 대표는 “과거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였던 빙애여울 인근 연천 임진강 장군여울이 군남댐 측의 겨울철 부분 담수로 사라져버린 게 임진강 두루미의 생태환경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며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다면 두루미가 월동지를 떠나는 3월부터 부분 담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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