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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혁명 이끌 대체육 뜬다]“대체육 탄·단·지 함량 충분하지만, 영양소 완전 대체는 어려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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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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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조은진씨는 환경보호를 위해 채식에 도전했지만 육류 코너 앞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조씨는 “대체육이라는 게 있다고 해서 호기심은 생겼지만 맛은 물론이고 기존의 고기를 대체할만큼 영양소는 풍부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늬만 고기’일지 모른다는 소비자의 궁금증은 대체육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다. 50여년 전부터 개발된 식물성 대체육은 맛이나 육즙, 식감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기존 축산 고기의 동물성 단백질에 함유된 영양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늘 의견이 갈렸다.

실제 고기와 대체육 영양성분 비교

실제 고기와 대체육 영양성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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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가 영양학 전문가들과 함께 시중에 판매되는 대체육 식품과 축산 가공육 식품의 영양정보를 비교해본 결과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은 두 식품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임경숙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대체육 식품은 육류에서 기대하는 단백질 함량도 충분하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현저히 적었다”며 “탄수화물 함량은 대체육이 많았으나 당류·나트륨 등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아 주요 에너지를 생산하는 영양소는 일정 수준 대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단백질의 질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임 교수는 “단백질은 양만큼 질도 중요하다”며 “식물성 단백질은 1~2개의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불완전 단백질이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철분·아연·비타민 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첨가물 보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윤상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외 연구결과를 예로 들며 영양성분을 설명했다. 미국 듀크대 분자생리학연구소 스테판 반 블리에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쇠고기에서는 주로 크레아틴·글루코사민·오메가3 지방산 등이 발견됐으며, 식물성 대체육에서는 피토스테롤·페놀 등의 유익한 대사물질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 연구원은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이 대체재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유념해 완전 대체보다는 일정 부분을 대체하는 정도로 섭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지혈증·고혈압 환자에게는 대체육 섭취가 유익하다는 의견이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육류 섭취를 줄이되, 저칼로리 음료처럼 차선책으로 대체육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고기나 계란 등을 섭취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차선의 선택”이라며 “식습관을 바꿔야 하는 분들에겐 대체육이 훨씬 유익할 수 있다”고 평했다. 임 교수도 “동물성 단백질을 과잉 섭취할 경우 칼슘 배설량이 증가해 골밀도가 감소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일정 부분 대체육을 섭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양소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맛과 육질, 형태 등 감각적 특성 개발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 연구원은 “국내 육류 소비는 삼겹살·목살·등심과 같은 신선육을 구워 먹는 형태가 가장 많은데 대부분의 대체육은 햄버거 패티, 떡갈비 등으로 한정돼 있어 육류·가금류를 통해 채울 수 있는 반찬의 가짓수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다양한 푸드 테크 기술로 신선육 형태의 다양한 대체육을 개발한다면 높은 수준의 소비자 호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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