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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혁명 이끌 대체육 뜬다]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선택, 대체보다 식탁 다양성에 초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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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호 09면

SPECIAL REPORT

▶일주일에 단 하루 실천이 가져온 큰 변화

이현주

이현주

“꼭 고기를 끊겠다고 선을 긋지 말고 실험삼아 간헐적 채식을 해보세요.”

2010년부터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을 벌여온 이현주(55)씨의 말이다. ‘고기 없는 월요일’은 영국의 팝 밴드 비틀즈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2009년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열린 유럽의회 토론회에서 제안하면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슬로건은 “일주일 중 하루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이다. 현재 40여 개국에서 동참하고 있으며 이씨는 한국 지부 대표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 식물성 처방을 해주는 기린 한약국의 대표이자 『30일간의 간헐적 채식』의 저자인 이씨는 채식 관련 강의를 하다 2010년 ‘고기 없는 월요일’의 슬로건을 듣고 ‘지속가능한 채식’ 실천을 위해 캠페인에 동참됐다.

“육류 섭취는 기후변화, 먹거리 안전성, 동물복지, 건강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죠. 때문에 채식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갑자기 완벽하게 고기를 끊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생각했어요. 지구·사람·동물 모두를 위한 건강한 실천 방법으로 한 사람의 완전한 채식인을 만드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이 고기를 덜 먹게 하는 게 효율적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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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조직인 ‘고기 없는 월요일’은 공공단체·기관과 시민단체에 ‘주1회 채식’을 제안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시다. 2014년부터 서울 시청 직원들과 함께 ‘주1회 채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북 교육청과 울산시 교육청, 풀무원, 샘표 같은 기업들도 동참했다.

“1주일에 고작 하루 채식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분들을 위해 서울시청 직원 1830명이 1년 365일 하루 3끼 기준으로(총 1095끼니) 주 1회 한 끼(52끼니) 채식을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지 환산해봤죠. 30년생 소나무 7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서울시 본청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전기의 8%를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내더라고요.”

축산 쇠고기 패티 1개(약 110g)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핸드폰 1개를 6개월 동안 충전하는 양과 같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씨는 “식물성 대체육은 식단의 다양성을 열어주는 괜찮은 선택 중 하나”라며 “매번 두부만 먹는 것보다 한 번쯤 대체육 불고기를 먹는다면 채식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덧붙이는 말로 “다만 대체육=채식이라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대체육을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꼭 추구해야 할 음식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취향에 따라 균형 잡힌 다양한 식사를 선택하시라”고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책임 있는 소비

서종석

서종석

“대체 해산물은 완전한 대체물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공생의 산물이어야 합니다.”

해양수산 분야의 국제적 비영리기구인 MSC의 한국 대표이자 부경대학 겸임교수인 서종석씨의 말이다. 1996년 영국에서 설립된 MSC는 전 세계 수산과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책임 있는 어업을 위한 행동 규범’인 어업 표준을 제정하고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단체다. 이들이 주장하는 3가지 원칙은 ‘첫째 어장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자원량을 유지해야 하고, 둘째 어업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해야 하고, 셋째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어업이 효과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해 연·근해어업에서 발생하는 폐어구가 4만4000톤에 이르는데 그 중 1만1000톤만 수거되고, 나머지 3만3000톤은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어요. 대부분 플라스틱인 폐어구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전체 어획량의 10%수준이나 되죠.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1300만톤이나 됩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파괴, 수산자원의 고갈로 이어지죠. 이렇게 부서지고 있는 바다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는 게 MSC의 역할이죠.”

MSC의 활동 중에는 어린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남획을 막고, 꼭 필요하지 않은 어종까지 그물로 걷어 올려서 결국 죽게 만드는 혼획을 막는 규제 방안 마련도 있다. 또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규격을 만들어 해조류 양식을 친환경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제안한다.

“일반 소비자가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들에는 올바른 방법으로 잡은 물고기(MSC 인증을 받은 해산물)를 먹고, 물고기 개체수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덜 먹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해조류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대체육 시장이 단지 해산물을 대체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 해산물의 건강한 생태계와 공존하는 대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산을 즐기다가, 자연산을 보존해야 할 때는 취향에 따라 다른 선택이 가능한 식품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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