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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숫자 보이면 행운…알면 쓸모있는 '선물 와인' 구분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송파구 제타플렉스(ZETTAPLEX)의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앞 줄에 고가의 와인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서울 송파구 제타플렉스(ZETTAPLEX)의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앞 줄에 고가의 와인들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아름다운 빛깔과 다채로운 풍미,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 도수. 와인은 최근 몇 년 사이 가격대와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국민 주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선물 수요도 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를 분석해보니 프리미엄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5% 늘어 정육(30%), 과일(25%)을 제치고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선물한 사람의 정성이 담긴 와인은 그 자체로 좋은 와인이다.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한 ‘좋은 와인’ 구분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 돌려 딴다고 저렴한 건 아니다
코르크 나무로 만든 마개는 수백년 넘게 와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엔 ‘기능’보단 ‘전통’으로 쓰이는 면이 크다. 특히 뉴질랜드나 호주 등 신대륙 와인의 경우 돌려서 여는 스크류 마개 사용률이 75%를 넘는다. 소비뇽 블랑 등 화이트 와인이 대표적이다. 스크류 마개는 별도의 와인 오프너가 필요없고 코르크가 부서질 일도 없다. 무엇보다 습기 등에 변질된 코르크 때문에 와인이 상할 염려가 없다.

◇ 좋은 피노누아엔 ‘피노누아’가 없다
피노누아 포도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은 카베르네 쇼비뇽 등에 비해 부드럽고 섬세해 ‘레드와인의 여왕’으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는 세계 최고로 손꼽힌다.
하지만 부르고뉴 와인은 라벨에 와인 이름은 물론, 샤르도네나 피노누아 같은 포도품종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특정 포도밭(와이너리)에서 특정 품종 와인만 생산해 왔기 때문에 포도밭 이름이 곧 품종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부르고뉴 와인 라벨엔 포도밭, 마을, 지방(지역) 등이 적혀 있는데 ‘1865’ ‘몬테스 알파’ 등 와인 이름 자리에 포도밭 이름이 적힌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구체적으로 빼곡히 적혀 있을수록 고가의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라벨. 맨 위의 '샤토'는 '성'이란 단어지만 와인에선 양조장 건물을 뜻한다. 문양 아래 '코르통 그랑시'는 포도밭 이름이고, 그 아래 '그랑 크뤼'는 최고 등급이란 뜻이다. 아래 쪽 '루이 라투르'는 와인 생산자다. '본(BEAUNE)'은 과거 부르고뉴 공작이 거주하던 중심 마을 이름이고 '코트도르(Cote d'Or, 황금언덕)'는 그 마을이 있는 부르고뉴의 지역 이름이다. [사진 중앙포토]

부르고뉴 와인의 라벨. 맨 위의 '샤토'는 '성'이란 단어지만 와인에선 양조장 건물을 뜻한다. 문양 아래 '코르통 그랑시'는 포도밭 이름이고, 그 아래 '그랑 크뤼'는 최고 등급이란 뜻이다. 아래 쪽 '루이 라투르'는 와인 생산자다. '본(BEAUNE)'은 과거 부르고뉴 공작이 거주하던 중심 마을 이름이고 '코트도르(Cote d'Or, 황금언덕)'는 그 마을이 있는 부르고뉴의 지역 이름이다. [사진 중앙포토]


◇ 2015 숫자가 보이면 행운!

특별히 농사가 잘된 포도로 만든 와인은 그 해의 연도를 상표에 표시하는데 이를 빈티지 와인이라고 한다. 유럽과 미국의 2015년 빈티지는 세계적으로 ‘황금 빈티지’로 불린다. 그해 미국과 유럽 지역 전반에 일조량이 많았고 비는 적게 내려 포도가 자라는 데 최적의 기후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와인 전문지 ‘와인스펙테이터’가 선정한 ‘2018년 100대 와인’중 1~3위 와인이 모두 2015년 빈티지였다. 2017년 선정 때에도 2015년산이 총 39개로 약 40%를 차지했다.

2015년 빈티지의 와인. [사진 중앙포토]

2015년 빈티지의 와인. [사진 중앙포토]

◇ 와인 병목에 웬 닭이 있는데…

이탈리아 와인을 선물 받았는데 와인의 병목에 닭 문양이 있다면 아주 좋은 와인을 만났다고 보면 된다. 이 문양은 이탈리아의 유명 와인 산지인 토스카나의 키안티 지역, 그중에서도 토양과 기후가 좋은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에 붙는 표시다. 레드와인은 빨간 원 안에, 화이트 와인은 연두색 안에 수탉이 그려져 있다.

고지대인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은 과거 군사적 요충지였는데, 피렌체와 시에나가 토스카나의 패권을 놓고 전투를 벌였다. 쉽게 승부가 나지 않자 결국 닭 한 마리씩을 준비해 아침에 먼저 우는 쪽이 승리하는 것으로 했다 하여 수탉이 이 지역의 상징물이 됐다. 참고로 피렌체 쪽은 닭을 굶기고, 시에나 쪽은 배불리 먹이를 줬는데 굶주린 닭이 먼저 울어 피렌체가 승리했다고 한다. 수탉 문양은 키안티 클라시코에서 생산된 와인 중에 이탈리아 토종 포도품종인 산지오베제(‘주피터의 피’라는 뜻이다)를 최소 80% 이상 사용하고, 알코올 도수가 12.5% 이상이어야 붙일 수 있다.

병목 부분에 수탉 문양이 있는 이탈리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사진 중앙포토]

병목 부분에 수탉 문양이 있는 이탈리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사진 중앙포토]


◇ 아르헨티나 와인인데 좋은 걸까?

흔히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의 나파밸리 와인만 고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르헨티나는 레드 와인 생산에 매우 적합한 기후와 토양을 가지고 있다. 남미 대륙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넓은 영토를 가진 만큼 포도나무 재배지역도 매우 광활하다.

특히 말벡 품종은 아르헨티나 말벡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또 멘도사 밸리를 중심으로 만년설이 내린 곳에 수많은 와이너리들이 위치해 아르헨티나 와이너리들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와이너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무조건 오래두고 마시지 말자
선물용 와인이면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을 것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고가의 장기 숙성용 와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와인은 1년 안에 마시는 게 좋다. 특히 이미 개봉한 와인의 소비기한은 최대 1주일이다. 와인이 남았을 경우엔 최대한 공기와 닿지 않게 밀봉한 뒤 실온에 세워 보관한다. 2~3일 안에 마실 거라면 냉장고 보관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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