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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답변서에 러시아 "긍정적이지 않다...우리 생각 고려 안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 안에 대한 미국의 답변서를 받은 러시아 측이 27일(현지시간) 잇따라 반응을 내놨다. 미국이 답변서를 보낸 지 하루 만이다.

모스크바타임스, CNN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문서에는 주요 이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미국이 건넨 답변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러시아는 미국에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금지 등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라브로프 장관의 이런 발언은 러시아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미국의 답변에는) 부차적인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 관리들이 이 답변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이며 곧 러시아의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의 이런 발언은 러시아의 다음 행보를 독단적으로 좌우하는 인물이 푸틴 대통령이란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도 미국의 답변서에 대한 반응을 내놨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기자단에 "(미국의 답변서는) 우리 생각과 우려가 고려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이 문서들은 푸틴 대통령의 손에 있다. 대통령이 이미 서면 답변을 읽었다"고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공식 반응이 나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즉시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급히 결론내리지 말자. (답변서)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 간에 실무 접촉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2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를 가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 공영 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노르트 스트림-2는 한 치도 전진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에밀리 하버 주미 독일 대사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거나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한다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직접 보내기 위해 발트해 바닥에 건설된 1200여㎞ 길이의 가스관이다. 노르트 스트림-2가 가동하면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보내는 가스 수송량이 지금의 배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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