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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부동산NFT 사고파는 ’모두의 마블’…넷마블도 메타버스에 참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사옥 G타워에서 넷마블 '제5회 NTP(전략기자간담회)'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사옥 G타워에서 넷마블 '제5회 NTP(전략기자간담회)'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부진에 빠진 넷마블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반전 카드로 꺼냈다. 게임 사용자가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 게임을 개발하고. 자체 가상화폐도 발행할 계획. 이와 함께 향후 2년 동안 신작 게임 20종을 내놓는 물량 공세도 예고했다. 수년간 침체를 겪은 넷마블의 반전 카드, 통할까.

무슨 일이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및 신작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행사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에서 방준혁 의장은 “2011년까지 고성장한 이후 저성장으로 전환이 되면서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하지만 그 사이에도 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리면서 인수합병과 IP 확보에 투자해왔다”"며 반전 의지를 다졌다.

우선 넷마블은 자체 IP(지식재산권) 15종과 외부 IP 5종을 활용한 신작 20종을 내놓는다.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tvN 인기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등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 외에도, 넷마블FNC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등 자체IP 기반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게임업계 화두인 메타버스와 NFT를 반전카드로 내세웠다. P2E과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을 개발중이라는 것. 방 의장은 "메타버스 진출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반전 카드① 메타버스 생태계 '넷마블 월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록체인 기반 넷마블 생태계 '넷마블 월드'를 만든다. 6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 생태계에서 통용될 자체 기축통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게임을 하면서 가상 자산을 얻는 P2E 방식을 도입한다. 권민관 넷마블엔투·앤파크 대표는 연내 출시 목표인 P2E 게임 ‘A3: 스틸 얼라이브’에 대해 “분쟁에서 이기면 재화를 얻는 게임인데, 이걸 블록체인과 연계해 넷마블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반전 카드② NFT 사고파는 '모두의 마블'

모두의 마블: 메타 월드 [사진 넷마블]

모두의 마블: 메타 월드 [사진 넷마블]

인기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은 NFT 플랫폼으로 재탄생한다. 넷마블은 신작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에 현실 세계의 지형을 본뜬 메타버스를 구현하고, 이 세계의 부동산을 NFT로 만들어 거래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현실에서처럼 메타버스에서 부동산을 NFT로 사고팔며 투자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권영식 대표는 "실제 지도 기반의 부동산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며 "이런 가상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다양한 건물을 올리는 시뮬레이션과 거래 도구 등 메타버스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의 ‘잃어버린 4년’ 

이날 넷마블의 발표는 4년의 부진을 딛기 위한 승부수에 가깝다. 2017년 상장한 넷마블은 다음 해 중국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전성기를 맞은 듯 했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 게임사에 끝내 판호를 내주지 않으면서 중국 진출이 무산되고,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작 출시도 줄줄이 연기되면서 매출 부진 등 침체에 빠졌다.

주가도 부진했다. 상장 이후 최고 18만8500원(2017년 12월 28일 종가)까지 올랐던 넷마블 주가는 27일 10만8000원을 기록했다. 4년여 만에 42.5% 가량 미끄러졌다. 반면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19.2%, 24.2% 상승했다. 어깨를 나란히 하던 3N(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 사이에서 체면을 구겼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열린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규제의 벽 넘을까

넷마블이 메타버스·블록체인을 반전카드로 내세웠지만, 효과를 보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규제. 국내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P2E 게임은 사행성 게임으로 규제 대상에 속한다. 앞서 국내에서 출시된 P2E 게임 '삼국지 무한돌파'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취소로 국내 서비스가 중단됐다. 넷마블은 여러 P2E 게임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모두 글로벌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이 기능을 빼고 운영한다. 부동산 NFT를 거래하는 모두의 마블도 사행성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

P2E 규제 관련 방 의장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외 게임 업체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준비하고 고민하고 있고, 이건 하나의 흐름인데 한국만 서비스를 못하는 건 상당히 안타깝다"며 "P2E 게임 출시를 막기보다는 출시 후 부작용 확인하며 규제 강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크래프톤 등의 코스피 상장 게임사들은 사실 그동안 P2E 게임이나 NFT 등에 다소 조심스러워했다. 사행성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 그러나 이 분위기를 바꾼 건 위메이드의 P2E 게임 '미르4' 영향이 크다. 위메이드 자체 발행 가상화폐인 위믹스 코인을 활용한 이 게임은 동시 접속자 수 100만명을 넘기며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27일에는 상장 이후 주가 부진에 시달린 크래프톤도 NFT를 활용해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하겠다고 밝히며 이 흐름에 가세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는 NFT 활용 계획을 밝히자마자 이 회사 주가는 하루만에 30%가량 오를 만큼 큰 호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