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시장 이끄는 가치 소비, 업사이클링이 뜬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27 17:24

구매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소비자 신념의 바로미터가 되는, 이른바 ‘가치 소비’의 시대가 열렸다. 가치 소비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뜻한다. 특히 최근 들어 자신의 소비를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소비자가 코로나19 사태와 기후변화를 겪으며 환경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도 다양한 친환경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가치 소비에 응답하고 있다.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이제 시장을 이끄는 트렌드가 됐다.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기업의 대표적인 친환경 활동 사례를 알아봤다.

#1. 폐카드로 만든 보드게임, 32초 만에 완판

[사진=KB카드]

[사진=KB카드]

KB국민카드는 매년 버려지는 플라스틱 카드에 주목, 이를 재활용해 전혀 다른 상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해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있었다.

KB국민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드게임 브랜드인 ‘부루마불’과 함께 폐플라스틱 카드를 활용해 만든 친환경 보드게임 옐로에디션(YELLOW EDDITION)을 선보였다. 특히 ‘플라스틱 제로’라는 목표에 걸맞게 버려지는 카드를 부루마블의 핵심인 ‘씨앗증서’로 업사이클링했다. 이렇게 탄생한 총 365개의 보드게임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어 판매 시작 32초 만에 완판됐다.

#2.‘영끌’ 구매 열풍 부른 업사이클링 굿즈

[사진=대한항공 마일리지몰]

[사진=대한항공 마일리지몰]

대한항공은 은퇴 항공기 자재를 활용해 제작한 네임택과 골프 볼마커를 선보였다. HL7461의 보잉 747-400 항공기를 해체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자재를 활용해 만든 굿즈다. 네임택과 볼마커는 사용된 동체 부분에 따라 색상과 디자인이 각기 다르다. 두 제품에는 ‘B747-400' 레터링과 함께 항공기 일련번호인 ‘HL7461’가 새겨져 있고, 고유 번호가 각인돼 있어 희소가치를 더한다.

네임택과 볼마커는 가볍고도 단단한 합금으로 항공기에 쓰이는 두랄루민 소재로 구성됐다. 수량은 각각 4000개, 1000세트 한정으로 제작됐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출시한 굿즈를 마일리지로만 판매했는데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마일리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구매 사태로 이어지며 하루 만에 매진됐다. 이에 대한항공은 ESG 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고객이 마일리지를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사용처를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3.오픈런에 리셀까지…친환경 소재 패딩 재킷 ‘메가히트’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로운이 착용한 ‘1996 노벨티 눕시 재킷’이 화려한 페이즐리 패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로운이 착용한 ‘1996 노벨티 눕시 재킷’이 화려한 페이즐리 패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노스페이스]

업사이클링 트렌드는 아웃도어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친환경 활동이 두드러진다. 노스페이스가 이번 겨울 시즌에 출시한, 브랜드 아이콘이자 패션업계 전체에서 가장 핫한 쇼트패딩으로 꼽히는 ‘눕시 재킷’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채택하고,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를 넣어 만든 노스페이스의 이번 ‘눕시 재킷’은 타깃 고객인 젊은 세대의 ‘가치 소비’ 심리를 충족하며 해를 넘겨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992년 미국 등지에서 첫 출시된 ‘눕시 재킷’은 히말라야 산맥의 산봉우리 이름(Nuptse)에서 명명한 노스페이스의 시그니처 제품으로, 보온성과 경량성은 물론이고 디자인까지 뛰어나 30여 년간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로 꼽혔다.

노스페이스의 ‘1996 눕시 재킷’은 이번 시즌에 기존의 인기 컬러인 레드·옐로·오렌지 외에 뉴트로 트렌드에 걸맞은 브라운·퍼플 등의 새로운 색상에 친환경 리사이클링 소재까지 더해져 새롭게 출시됐다. 스탠드넥 안쪽에 필요할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내장형 바람막이 후드와 소매 커프스 및 밑단 스트링 적용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보온성을 강화했다. 이 덕분에 요즘 같은 강추위에서도 편안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유지해 준다.

여기에 트렌디한 페이즐리 패턴이 새롭게 적용돼 올겨울 최고 인기 쇼트패딩으로 떠오른 ‘1996 노벨티 눕시 재킷’은 특히 판매 전부터 입소문을 타며 일부 명품 브랜드에서 나타나는 ‘오픈런(매장 열기 전부터 대기하다 뛰어가는 것)’ 현상을 아웃도어 업계에서 처음으로 나타나게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초 출시와 동시에 1차 입고분이 모두 완판됐고, 10월 하순의 2차 입고분 역시 공식 온라인몰과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1인 1매 한정 선착순 판매에도 불구하고 공식 온라인몰의 경우 판매 시작 8분 만에 모든 제품이 품절됐다. 새해 들어서도 인기가 이어지며 매장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리셀(resell: 재판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밖에도 골든 퓨전, 딥 퍼플 등의 강렬한 패턴 및 색상 조합과 짧은 기장감을 강조한 ‘여성용 프린트 1996 레트로 눕시 재킷’도 인기를 끌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트렌디한 스타일로 한층 더 진화하고 친환경 가치 소비 트렌드까지 만족시키는 ‘눕시 재킷’은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는 강추위 상황과 예년보다 빠른 설 명절 특수와 맞물려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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