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양보없는' 회신한 美 "러, 2월 중순 전 우크라 칠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2.01.27 16:57

업데이트 2022.01.27 17:02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서면 답변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혔다.[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요구에 대한 서면 답변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혔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배제를 서면으로 약속하라는 러시아 요구에 대해 문서 답변을 전달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제 공은 러시아 쪽 코트로 넘어갔으니 선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몫이며, 미국은 어느 쪽으로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그 시점은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보장을 요구한 러시아에 서면답변을 작성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답변은 "러시아가 선택하기로 결정할 경우 진지한 외교적 경로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무력 태세와 관련해 상호적이고 투명한 조치와 유럽에서의 군사 훈련과 작전 행동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핵무기 통제에 관한 논의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러시아와 협상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해왔기 때문에 서면 답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증강하며 끌어올린 긴장 국면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 자신도 "그것(서면답변)은 우리가 몇 주 동안 말했던 것을 공개적으로 되풀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공은 러시아 코트에…어느 쪽이든 준비됐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요구해 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를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 국가가 스스로 안보 협정과 동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등 우리가 지키고 방어하기로 약속한 핵심 원칙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보낸 문서는 미국이 대화에 열려 있고 외교를 우선하는 기조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제 문서는 그들에게 갔으니 공은 러시아 쪽 코트에 있다"면서 "그들이 외교와 대화의 길을 택하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재개를 결정하든, 우리는 어느 쪽이든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미국과 나토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를 포함하는 내용을 안전보장 협정에 넣을 것을 요구하는 서면을 보냈다. 러시아는 또 미국이 유럽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1997년 이후 나토에 가입한 옛 소련 국가들에서 병력과 무기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당국자들이 서면 확인 후 다음 단계를 논의할 준비가 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수일 내 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회담에서 미국이 서면 답변을 보낸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서면답변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건설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상응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날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나토도 이날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를 통해 러시아에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

셔먼 부장관 "베이징 올림픽, 푸틴 결정에 영향 줄 것"

외교적 해결을 낙관할 수 없는 가운데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셔먼 부장관은 싱크탱크가 주최한 '얄타 유럽 전략(YES)' 화상 대담에서 "그(푸틴)가 궁극적으로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금과 2월 중순 사이에 그가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모든 징후를 확실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베이징 겨울 올림픽과 관련된 시점은 피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리 모두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식이 2월 4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푸틴 대통령은 거기 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그 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택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황홀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베이징 겨울 올림픽이 푸틴 대통령의 시점 선택과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흘 전 블링컨 장관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결정할 때 베이징 올림픽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것과 반대되는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3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올림픽 시점이 푸틴 대통령 계산에 영향을 주겠느냐. 러시아는 2008년 (베이징 여름) 올림픽 중에 조지아를 침공했다'고 질문하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블링컨장관은."러시아는 그들의 이익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계산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시 주석과 관계를 고려해 베이징 올림픽 기간을 피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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