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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넷 달린 흑백TV 들고 미국땅 밟았던 한국…50년 뒤 ‘CES 주인공’ 됐다

중앙일보

입력

1966년 8월 금성사(현 LG전자)가 선보인 국내 최초의 흑백 TV인 'VD-191’ 사진. 금성사는 이 제품을 들고 1973년 국내 최초로 CES에 참가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블로그]

1966년 8월 금성사(현 LG전자)가 선보인 국내 최초의 흑백 TV인 'VD-191’ 사진. 금성사는 이 제품을 들고 1973년 국내 최초로 CES에 참가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블로그]

#1. 1973년 금성사(현 LG전자)·대한전선·동남전기 등 10여 개의 한국 기업은 라디오와 흑백 TV 등을 싣고 미국에 상륙했다. 67년부터 미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79년에야 첫 전시를 열었다. CES에 한국관이 생긴 것도 2000년부터다.

#2.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올해 CES에선 한국 기업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 등 한국 기업의 부스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으로 인해 긴 줄이 이어졌다.

올해 CES에 참여한 한국 기업 수만 502개로 주최국인 미국(130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질적으로도 성장해 올해 ‘CES 혁신상’ 최다 수상(139개) 국가에 올랐다.

지난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 참가한 SK그룹의 부스 입구에 관람객이 긴 줄을 서고 있다. 김경진 기자

지난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 참가한 SK그룹의 부스 입구에 관람객이 긴 줄을 서고 있다. 김경진 기자

한국 참가 기업 수 2위, 혁신상 최다 수상 

글로벌 IT 시장에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참가 기업은 2018년 217곳에서 2022년 502곳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이 1744개에서 1300개로, 중국이 1551개에서 150개로 준 것과 대조적이다. 스타트업도 증가해 참여 기업 중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58.2%)이 미국(57.2%), 일본(52%)에 비해 높았다. 혁신상 수는 2018년 65개에서 올해 139개로 배 이상 증가했다.

CES에서 위상 높아진 한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CES에서 위상 높아진 한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 기업이 받은 혁신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 기업이 받은 혁신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만 한국 기업은 인공지능(AI)·로봇 분야 등 신사업 영역에선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혁신상을 받은 기술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 기기(52.9%)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기기 간 연결성(16.3%)이나 AI·로봇 (11.1%), 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ESG·7.2%)의 비중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 먹거리 분야 약세…규제 완화해야”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신산업 분야의 비중이 작다는 점은 한국 기업이 이룬 성과에도 불구하고 방심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혁신에 뒤처지면 국가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기술 발전 속도와 산업 현실에 맞게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혁신상 기술 트렌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 기업의 혁신상 기술 트렌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편 한경연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CES에서 화제가 된 기술과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기술 트렌드는 스마트기기, AI·로봇, 기기 간 연결성, ESG 등 4가지로 나타났다. 스마트기기는 2010년대 컴퓨터(PC), 노트북, 스마트TV를 시작으로 2020년대 폴더블 태블릿과 스마트폰, 이동수단 등으로 진화했다.

기기 간 연결성은 2010년대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카, 스마트홈·시티 기술에서 2020년대 플랫폼·생태계로 발전했다. 로봇에서 시작된 AI·로봇 분야에선 드론·음성 인식 가전제품으로 진화했고, 2016년부턴 ESG 분야가 부상하면서 사회적 책임·개인정보보호·친환경 기술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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