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질려 응급실 달려가지 마라, 그래야 오미크론 이긴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27 05:00

업데이트 2022.01.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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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공포가 오히려 대응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앙포토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중앙포토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26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오미크론이 설 이전에 번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리 가고 있다. 설 연휴와 겹쳐서 걱정"이라면서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이라는 이름에 주눅 들지 않는다면 두 달이 채 지나기 전에 팬데믹의 마지막 고비를 넘길 수 있다. 바이러스의 독성이 아니라 우리의 공포심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 위원장과 일문일답.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 인터뷰

어떻게 대응하자는 건가.
"오미크론은 떼로 몰려오는 인해전술, 공포심을 유발하는 심리전술, 짧은 시간에 치고 빠지는 속도전으로 공격해 온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가진 무기란 게 신통치 않다. 그래서 우리가 콧물이 나면 코 감기로, 목이 아프면 목 감기로, 숨이 가쁘면 폐렴으로 진료를 받으면 된다. 코 감기, 목 감기 환자까지 모두 응급실로 달려가서 입원시켜 달라고 하면 오미크론의 심리전술에 말려든다. 경기장의 관중이 공포에 질려 몰리면 계단에서 압사하는 것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뭔가.
"우리는 다행히 백신 접종률이 높다. 60세 이상의 고위험군 중 미접종자가 감염돼 폐렴이 발생하고 중증으로 진행할 경우 최선을 다해 치료할 수 있다면 일전을 벌일만 하다. 그런데 감기나 독감처럼 지나갈 수 있는데도 '오미크론 감염자'라는 진단이 나오는 순간 중환자실로 갈 수 있다는 공포심이 뇌리에 박혀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면서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감기나 독감처럼 지나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미크론 전파력은 델타 변이의 2배에 달하지만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델타 0.8%, 오미크론 0.16%)이다. 국민의 85.5%가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접종률은 세계 10위(부스터샷 19위)이다.

오미크론이 델타와 다른가.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자 족보가 다르다. 사람 세포에 침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다르다. 폐렴을 잘 일으키지 못한다."
그러면 코로나19가 아닌가.
"공포심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오미크론이 지나갈 때까지라도 코로나22로 이름을 바꾸고 싶다. 외국 전문가들도 '리틀 코비드(little covid,작은 코로나)'라고 조금씩 부르기 시작했다."
백신이 중요한가. 
"오미크론이 급증하면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것이다. 그러면 백신 면역과 자연 면역이 더해져 강력하고 오래 가는, 소위 '하이브리드(잡종) 면역'이 온다. 백신 접종자에게 오미크론은 가볍게 지나간다."

오 위원장은 최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80대 후반의 오미크론 확진자 예를 들었다. 이 환자는 부스터샷 접종자였고, 열이 조금 난 것외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5일 간 산소 치료나 팍스로비드(먹는 치료제) 처방도 안 받고 퇴원했다고 한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폭증하면 위중증도 늘텐데.
"60세 이상 고위험군 미접종자(약 65만명)의 40%인 26만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되고 1%(2600명)가 두 달에 걸쳐 중환자실에 입원한다고 가정하면 월 1300명을 감당하면 된다. 우리 의료가 감당할 수준이다."
 2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자가검사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6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자가검사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동네의원이 준비가 됐는지 걱정이다.
"의원은 주로 상가건물에 들어있다. 이를 감안해 방역기준을 낮춰야 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의원이 감당할 수 없다. 질병청이 방역 기준을 빨리 제시해야 이를 보고 의원들이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의원이 잘 돌아가야 환자가 큰 병원으로 몰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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