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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지청 차장검사 사직 진상조사…김오수, 친여성향 신성식에 맡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오수 검찰총장이 26일 수원지검에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최근 돌연 사직한 배경에 대해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박 차장검사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e-PROS) 검사게시판에 석연찮은 사직 인사 글을 올리자 박은정(50·29기) 성남지청장과 갈등설이 퍼졌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차장검사가 전격 사퇴한 건 박은정 지청장이 성남지청 형사1부(부장 김윤후) 수사팀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재수사 또는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수사기록을 직접 보겠다”는 등의 이유로 몇 달씩 시간을 끌며 뭉개는 데 반발한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의 사건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성남시 정자동 일대 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 등 여러 기업에 건축 관련 인허가를 내주고 자신(시장)이 구단주인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의 돈 160여억원을 내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제삼자뇌물제공)이다.

경기분당경찰서는 2018년 6월 당시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뒤 3년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이 후보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하지만, 고발인 측이 경찰의 결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10월 성남지청에 사건을 송치했다. 성남지청 수사과도 별도 수사를 거쳐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형사1부 수사팀은 “경찰 수사가 미진해 재수사나 보완수사 요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성남지청은 전날 밤 입장문에서 “수사종결을 지시하였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런데도 논란이 확산하자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수원지검에 자체적으로 경위를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검찰 안에선 “진상 규명보단 의혹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기 위한 조치”란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신성식(57·27기) 수원지검장이 친여(親與) 성향 검찰 간부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이 후보의 중앙대 법대 후배이기도 하다.

수원지검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한 검찰 공무원의 범죄나 비위 사실을 발견하면 이후 대검 감찰부나 수원고검 감찰담당 검사가 진상조사 또는 감찰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대표적인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관정(58·26기) 수원고검장이나 한동수(56·24기) 대검 감찰부장이 지휘하게 된다. 검찰의 자체 감찰에 하자가 있을 경우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엔 임은정(48·30기) 감찰담당관이 사건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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