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푸틴도 제재”…미국 대전차미사일 우크라이나 도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전운이 감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외곽의 보리스폴 국제공항에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300기와 벙커버스터 등 미국이 보낸 안보 물자가 하역되고 있다. 2억 달러 상당의 무기 지원 중 일부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운이 감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외곽의 보리스폴 국제공항에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300기와 벙커버스터 등 미국이 보낸 안보 물자가 하역되고 있다. 2억 달러 상당의 무기 지원 중 일부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개인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에 경제·금융 제재와 나토(대서양조약기구) 차원의 군사 대응을 경고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까지 언급하면서 압박 강도를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로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외국 정상 직접 제재는 드물지만,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제재를 받고 있으며,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평의회 의장도 생전에 제재 대상이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와 접경한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인근에서 러시아군 자동차화 소총부대 소속 군인들이 120㎜ 박격포의 실탄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남부와 접경한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인근에서 러시아군 자동차화 소총부대 소속 군인들이 120㎜ 박격포의 실탄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준비 태세 강화를 명령했던 미군 8500명 가운데 일부가 “가까운 미래”에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는 나토 작전의 일부일 뿐 미국 단독 작전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미군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단독으로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가능성은 배제했다.

미군 파병은 어디까지나 유럽과 상호 방위를 약속한 나토 헌장 제5조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므로 미군을 나토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가 아닌 회원국인 폴란드 등 주변 동유럽 국가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빠져나온 지 불과 6개월 만에 다른 전쟁에 다시 참전한다는 인식을 미국인들에게 주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그(푸틴)가 그 많은 병력으로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갈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침공이 될 것”이라며 “이는 세상을 뒤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바이든은 “솔직히 말하면 ‘찻잎을 읽는 것과 같다(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뜻)’”며 “모든 것은 푸틴에게 달렸으며 침공한다면 후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서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에 대비해 중동·북아프리카 등에서 대체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이 보도했다. 이는 전체 가스의 40%(독일은 50% 이상)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 불안을 해소해 나토 동맹의 결속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푸틴

푸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의 하나인 카타르의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군주와 회담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카타르를 상대로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4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카타르 외무장관과 통화하면서 이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이 지원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곽의 보리스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수송기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300기와 벙커버스터 등을 운반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2억 달러(약 2400억원) 상당의 무기 중 일부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군 8500명에게 최고 경계 태세를 명령한 것이야말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